허준영 경찰청장이 29일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정부는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여 후임 경찰청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법에 따라 후임 경찰청장은 치안정감인 최광식(56·전남 고흥) 경찰청 차장, 강영규(57·경남 합천) 경찰대학장, 이택순(53·서울) 경기청장 등 3명의 후보로 압축된다.

 경찰 안팎에서는 갑작스런 허 청장의 '낙마'에 따른 사태 수습과 업무의 연속성, 조직의 안정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에서 용퇴할 것으로 점쳐지는 강 경찰대학장보다는 나머지 두 사람에게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 차장은 허 청장이 서울경찰청장 시절부터 차장을 맡으면서 '찰떡궁합'을 과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행시 출신인 이 경기청장은 서울 출신으로 최 차장보다 '지역색'에서 자유로운 데다 상대적으로 젊어 개혁 이미지에 걸맞고 이번 농민사망 사건과도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어 직무수행에 부담이 적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경찰청장 임명은 행정자치부가 한 명의 후보자를 지명한 뒤 경찰위원회에 동의를 구하고, 위원회 동의를 얻으면 행자부가 국회에 넘겨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행자부장관이 보고서를 넘겨받아 대통령에게 제청해 총리결재에 이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이 과정은 짧아도 수 주일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지난해 초대 임기제 경찰청장인 최기문 전 청장이 사의를 밝힌 지 이틀 만에 경찰위원회는 당시 허준영 서울경찰청장을 차기 청장으로 추천했고 허 청장은 그로부터 21일 뒤인 올 1월19일 취임했다.
 이기묵 서울경찰청장의 사표로 경찰내에서 사실상의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청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도 관심거리다.

 경찰 안팎에서는 서울경찰청장이 농민사망의 직접 지휘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기존 치안정감의 전보인사보다는 치안감의 승진인사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누가 경찰청장이 되느냐에 따라 지역안배가 고려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 청장이 사퇴하면 경찰 고위간부 인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에서 내년 초로 예상됐던 경무관급 이상 인사의 시기와 범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던 후보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기는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의 동반사퇴로 고위직의 연쇄 승진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퇴진에다 '연령정년'을 감안하면 치안정감이 2∼3자리 이상 공석이 되고따라서 치안감과 경무관급도 대규모 승진인사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