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외고의 입학시험 문제가 특목고 입시학원을 통해 사전에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보다 특목고 입시과열이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9개 외고의 특별전형 경쟁률은 8.6대 1로 지난해 5.8대 1보다 크게 높아졌다. 서울의 경우도 올해 6개 외고의 특별전형 경쟁률은 평균 9.20대 1로 지난해 8.38대 1보다 높아지는 등 교육부의 특목고 제재 방침에도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는 외고 등 특목고 입학이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1차 관문'으로 간주되면서 입시가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학원가는 '특목고 대비반' 뿐 아니라 아예 특목고 전문학원까지 생겨 특목고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특목고 전문학원 뿐 아니라 일반학원도 외고 대비반, 과학고 대비반 등을 편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조퇴 혹은 병가 등을 내고 학원으로 '등교'해 공부하고 새벽에서야 학원 문을 나선다.

현재 특목고 전형에서 내신은 중학교 3학년 1학기 성적까지만 반영되기 때문에 일부 특목고 응시생들이 아예 학교 대신 학원으로 가고 있고 교사들도 이를 알면서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액과외도 성업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목고 진학을 장담하며 수백만원의 과외비를 요구하는 학원이 있고 일부 학부모는 이같은 거액을 감수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불법 사례를 적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특목고 대비 학원들이 성업을 이루고 입시가 과열된 데는 입시전형 자체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고의 경우 그동안 외국어 영재보다는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면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고교 수준의 어려운 입시문제를 구술·면접 등에서 출제했다.

또 외고가 토플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올해 초에는 중학생 뿐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토플 응시에 몰려 '토플 대란'까지 촉발되기도 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특목고 입시가 과열양상을 보이다 보니 대학보다 특목고에 들어가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떠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A(47·여·수원시 팔달구)씨는 특목고 열풍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생각을 대변해 주고 있다.

"특목고가 상위권대학으로 가는 지름길이든, 아니면 특수한 능력을 지닌 학생들만 모아 가르치는 곳이든 내 자녀를 우수한 인재들만 모이는 학교에 보내고 싶은 것은 부모들의 당연한 심정입니다. 특목고 입학을 위해 선행학습 등 너무 많은 공부를 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어 제도가 개선되기를 원하지만, 학원과 고액과외를 통해 보낼 수만 있다면 부모로서 내 자녀들에게 그런 기회만큼은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