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북한간의 신뢰관계 구축이 대북교류 협력사업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대두됐다.

시는 지난 8~10일 북한을 방문해 내년 여름 인천에서 열릴 동북아시아 4개국 축구대회에 북측을 초청했고, 북측으로부터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받았다. 북한이 동북아 4개국 축구대회에 참가하면, 남북 대표팀이 아닌 북한 클럽팀의 첫 방문이 된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미사일 파문과 핵실험 사태로 인해 중단된 인천의 대북교류사업이 스포츠교류를 통해 재개된 셈이다.

안상수 시장은 이번 방북에서 '2009 인천세계도시엑스포' 참여를 북측에 제안하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분산 개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동북아 4개국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도시엑스포 참여와 아시안게임 분산 개최에 대한 협의를 하나씩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향후 북한과의 협의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번 방북기간, 북한의 반응은 싸늘했고 안 시장은 냉대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놓고 북한 체제의 특징이라는 분석과 시가 2년 전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안 시장은 지난 2005년 6월 북측과 2014년 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북한의 체육시설, 유경호텔 리모델링, 평양시내 도로 건설·보수 등에 필요한 설비와 기자재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안 시장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경호텔은 업체를 소개시켜 주겠다는 뜻이었고,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전제로 해서 이런 내용으로 협조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답변했다. 또 "기술진이 한 두번 갔지만 리모델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와 가능한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했다. 유경호텔 개보수 지원은 북한이 장관급 회담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사안으로, 총사업비는 5천억원에 달한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약속한 것들이 있으니까 기본적인 신뢰를 구축,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도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으니까 섭섭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북한에 확답을 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앞으로의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평양겨레하나 치과병원 사업본부'는 내년 2월까지 평양 제1인민병원 내 치과병동을 재건축하고, 의료장비와 의약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신뢰관계를 쌓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동북아 4개국 축구대회를 계기로 인천의 대북교류사업을 스포츠와 인적 교류 분야로 특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는 영농분야를 지원하고 있고, 강원도는 산림 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북한과 협의를 벌이기 위해서는 '통로'가 필요하다"며 "통일운동 민간단체들과 의논하고, 이들이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고 했다. 또 "대북교류사업은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새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