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주말 부킹권(골프장 이용권)을 수백만원씩에 불법 판매해온 골프장과 부킹 대행업체들이 철퇴를 맞았다.

골프장과 대행업체 관계자 14명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주말 부킹권이 수백만원에 거래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주말 부킹권은 접대문화에 주말골프가 필수인 일반 골퍼들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수도권 골프장은 수적으로 부족, 골퍼들의 수요와 4배 이상의 그린피를 받을 수 있는 골프장 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수백만원씩에 거래됐다.

부킹권 불법유통 혐의로 13일 경찰에 적발된 경기지역 4개 골프장은 주말 부킹권을 성수기 100만원, 비성수기 50만원을 받고 부킹 대행업체에 넘겼다. 부킹 대행업체는 골프장에서 넘겨받은 부킹권을 성수기에는 최고 250만원을 받고 비회원들에게 되팔았다. 거래된 부킹권은 주로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성수기(4~6월, 9~11월) 주말 오전 7~9시에 집중됐다.

18홀 기준으로 주말에 하루 70팀가량이 라운딩을 할 수 있는데 특정 골프장의 경우 최대 10개의 부킹권이 불법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골프장은 회원제로 운영돼 주말의 경우 회원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예약을 받은 후 잔여분에 한해 비회원에게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고 있지만 잔여분 상당수는 사전에 미리 빼돌려져 거래됐다.

골프장들은 빼돌린 부킹권을 부킹 대행업체에 팔아 돈을 챙기고, 한편으로는 부킹권을 확보한 비회원에게서 회원보다 4배나 비싼 그린피를 받아 이중으로 수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1억원에서 3억5천만원을 호가하는 이들 골프장의 회원들은 억대의 멤버십을 갖고도 월 1회 주말 부킹이 힘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접대문화에 골프가 필수적인 점을 이용해 접근성이 좋은 경기지역 골프장을 중심으로 주말 부킹권이 불법 유통됐다"며 "골프장 부킹 담당자들은 주말 부킹권을 구하려는 비즈니스형 골퍼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수시로 제공받는 일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A골프장 직원은 "평소에 100만원, 200만원도 좋으니 주말 부킹권을 팔라는 전화가 자주 온다"며 "판매할 부킹권이 없을 뿐더러 장난전화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수백만원씩에 거래됐다니 놀랍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