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반발로 유보했던 유시민(47·고양 덕양갑)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전격 기용했다. 또 허준영 청장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경찰청장 후임에 이택순(53) 경기경찰청장을 내정했다.

 유 의원의 내정 발표는 5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 간담회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져, 유 의원 입각에 반대하는 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향후 당·청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을 찾아 유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사실을 발표하고 “이는 노 대통령이 심사숙고끝에 내린 결단”이라며 “당과 청와대 간에 이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은 양자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 속히 이런 상황을 종식시키는 것이 서로 간에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유 장관 내정자는 재선 의원으로 그동안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을 지내는 등 식견이 탁월하며 매우 개혁적이고 창의적인 분”이라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김 수석은 특히 “정책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소신이 뚜렷해 연금제도 개혁이나 사회양극화 문제, 저출산 고령화사회 대책 등 복지부 당면 현안을 원활하고 성과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청장 내정자는 기존의 경찰 수뇌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개혁적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될만한 흠결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이번 인선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로부터 임명 동의를 받을 경우 행정자치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 의해 정식으로 임명된다. 차기 경찰청장 임명 후 다음달 초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각 지방경찰청장 등 치안정감, 치안감급의 승진전보 인사에 이어 경무관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경찰 수뇌부 인사가 잇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