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철도노조와 함께 오는 16일 운송거부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관련업계는 물류대란을 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업, 물류업, 해운업체 등은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가 철도 파업과 겹쳐 화물운송 차질이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운송 스케줄 조정과 추가 차량 확보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들 업계는 긴급 화물의 경우 미리 수송해 놓은 상태라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1주일 내에 끝난다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2주일을 넘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철도노조와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이 시작될 경우에 대비해 대체 수송용 컨테이너를 확보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 평균 처리 컨테이너 수가 수원과 광주, 구미공장 등을 포함해 300TEU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각 공장별로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며 철도노조·화물연대 측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하루 물동량은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350-400개 수준이며 파업에 돌입할 경우 각 공장별로 운송사와 협의해 컨테이너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선적물량 대부분이 최소 1개월 후에 판매되는 물량이어서 바이어 혹은 해외 판매법인 측의 영향은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컨테이너 확보 및 운송 기사 확보에 문제가 발생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자재.부품 수급과 차량 탁송으로 나눠 이번 파업에 따른 영향을 전망하고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수차례의 화물연대 파업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 관련 단계별 대책을 세워놓은 상태다.
현대차는 탁송의 경우 탁송 협력업체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화물연대 비조합원이므로 큰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일시적인 인력 부족 내지 도로 상황 등에 따라 탁송 지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수출의 경우 울산공장은 전용 부두를 갖추고 있는 데다, 울산 외에도 자동차 선적이 이뤄지는 부두의 경우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현대차측 설명이다.
아울러 '적기생산'을 실시하고 있는 현대차는 기존의 단계별 대책에 따라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예고된 이후 코일 등 각종 원부자재를 평소보다 많이 확보해놓은 상태다.
포스코의 경우 현재 육로를 통해 하루평균 전체 물량의 57%, 철도를 통해 13%, 해상을 통해 30%을 각각 운송하고 있다. 포스코는 육로 운송과 관련해 6개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들 업체가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파업으로 인해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화물연대 파업이 격화 및 장기화됨에 따라 불법 도로 점거 등 육로를 통한 제품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이에 대한 대책을 별도로 마련키로 했다.
또한 경기도 지역으로의 철강제품 이동에 활용되는 철도운송 물량은 전체의 13% 가량으로, 포스코는 만일 철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이를 해상운송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대한통운과 한진, CJ GLS 등 대형 물류업체들은 화물연대 소속 직원이 거의 없어 이번 운송거부 사태가 영업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철도노조 공동 파업으로 인한 철로 화물의 운송 중단은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통운은 이미 긴급 수송 화물을 부산 항만 부두에 이송해 놓은 상태며 예비 차량을 모두 투입해 정상적인 물류 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진은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을 추가로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운송 거부 사태가 2주 이상 장기화될 경우 육상이 아닌 연안 해상을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수송시 철도를 이용하는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고 탱크로리는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운전자가 많으며 그 외에도 송유관, 선박 등의 수송 수단이 있기 때문에 이번 파업의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나마 피해를 줄이기 위해 파업이 진행될 경우 수송관 등 기타 방안에 대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해운업계는 선박 일정 조정 등을 통해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를 피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에서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면서 올해도 일정대로 선적을 진행하되 운송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선박 입항 일정 등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처할 예정이다.
반면 조선업체들은 이번 철도노조.화물연대 파업에는 한발 비켜있다.
선박 건조의 원자재인 조선용 후판의 경우 대부분 전용 선박을 통해 운송해 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자체 물류센터와 차량으로 물품을 운송하고 있어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거나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를 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신세계 이마트는 광주와 시화, 대구, 용인에 각각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자체 차량을 통해 전국 점포에 상품을 운송하고 있다.
화물연대 운송거부 임박..업계 대책마련 '고심'
입력 2007-11-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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