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반침하, 땜질식 처방
현장 작업 관계자인 M토건 소속 K(47)씨는 "지난 5월 21일 착공한 이래 한달여전부터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났다. H빔 등 철골구조물이 일부 휘어 보강작업을 한차례 실시했으나 또다시 침하 현상이 빚어져 인부들이 작업을 기피할 정도였으나 공사가 강행됐다"고 밝혔다.
인근 오피스텔의 입주자 S(40)씨도 "(사고 발생) 3주전부터 도로가 주저앉고 갈라져 오피스텔 관리자가 업체 측에 조치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갈라진 도로를 메우는 식으로 수차례 땜질처방만 했다"고 주장했다. 화성시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현장점검을 벌였으나 "보강 작업을 하라"는 지적만 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 뒷거래 계약
서해그랑블 주상복합아파트는 2천263㎡의 부지에 지상 36층, 지하 6층으로 오는 2010년 6월 완공 예정이었다. 시공사인 S건설은 지하 6층까지의 터파기 공사를 M토건과 11억원에 수의 계약했다. 그러나 계약당시 M토건은 면허가 없어 W개발의 면허를 빌려 계약상으로는 S건설과 W개발간 계약으로 돼있으나 실제 공사는 M토건이 진행, 부실공사를 초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M토건의 핵심 관계자인 K(37)씨는 "공사 수주 당시 면허가 없어 W개발의 면허를 빌렸다"며 "W개발측에서도 '보강 작업'을 요청했지만 (S건설로부터) 묵살당해 왔다"고 말했다.
■ 사고 개요
17일 오후 7시30분께 화성시 반송동 동탄신도시내 서해그랑블 주상복합건물의 터파기 공사장에서 4개면의 H빔들이 한꺼번에 넘어지면서 흙더미가 17m가량의 바닥으로 쏟아졌다. 이 사고로 굴착기 기사 정모(48)씨와 경비원 유모(68)씨 등 2명이 매몰됐다. 정씨는 이날 오후 9시45분께 숨진 채 발견됐고 유씨는 실종됐다. 용접공 이모(55)씨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붕괴시 전신주 일부가 파손, 공사장 뒤편 건물들의 전기 공급이 끊겼고 매설된 난방가스관도 끊어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용접공 이씨는 "철제 상판위에서 정씨, 유씨와 쉬고 있는데 갑자기 '와르르' 소리가 나면서 상판이 무너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추가붕괴위험으로 실종된 유씨의 시신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으며 업체 측의 안전조치 미흡과 과실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