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세미만의 아동들을 무료로 검진해준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영유아무료검진사업이 병원과 공단측의 준비부족으로 시행초부터 삐걱대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관리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의료기관을 찾았다 허탕을 친 시민들은 생색만 낸 졸속행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2일 건강보험관리공단과 일선 소아과 및 내과 병원 등에 따르면 공단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전국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만 6세 미만 자녀 295만명을 대상으로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상황을 단계적으로 점검하는 '2007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 유아들은 만 6세가 될때까지 생후 4개월, 9개월, 18개월, 30개월, 54개월 등 모두 5회에 걸쳐 무료 검진을 받게 되며 공단은 이같은 내용을 대상 부모들에게 홈페이지와 우편을 통해 알리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관련 의료기관 대부분은 장비부족과 공단이 제공한 관련 검진 컴퓨터 프로그램의 호환성 등의 문제를 이유로 검진은 물론 예약조차 받아주지 않아 쌀쌀한 날씨에 병원을 찾았던 부모들로 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로 조사한 결과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수원 지역내 30여개의 의료기관 중 절반 이상이 예약 또는 검진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 부모인 고모(32·여·수원시 팔달구)씨는 "무료로 아이 건강검진을 해준다는 반가운 소식에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병원에 전화도 해보고 직접 방문도 해봤지만 대부분 예약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많아 헛걸음 했다"며 "예약이 가능한 곳도 건강검진 문진표를 먼저 받고 며칠 후에나 예약되는가 하면 특정시간(바쁜시간)에는 아예 접수조차 안돼 짜증부터 났다"고 말했다.
공단에서 실시한 일정 교육을 받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선 병·의원들도 혼선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수원의 한 소아과 원장은 "아이 한명을 건강검진하는데 보통 20~30분이나 걸리는 시간적 제약이 있고 공단에서 제공한 검진 프로그램 사용법이 어려운데다 호환이 안돼 오류가 발생하는등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가 일선 개인병원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채 무리하게 실시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관리공단 관계자는 "공단에서 제공한 프로그램과 일선 병원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고 병원들이 장비구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등 초기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나름대로 준비를 잘 했는데 당황스런 상태이고 현재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영유아무료검진' 퇴짜 시민 '울화병'
건보공단·병원 프로그램 호환등 준비부실 '혼선' 추운날씨에 '헛걸음'… 절반이상 예약·진료 거부
입력 2007-11-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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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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