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미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져온 가운데 급기야 백악관 경제보좌관의 입에서 "침체 가능성이 1년 전보다 높아졌다"는 발언이 나왔다.
물론 "미 경제의 전체 그림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단서가 달리기는 했으나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 입에서 이런 부정적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발언은 지난 16년 사이 최악인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내년에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1조2천억달러가 증발하고 이로 인해 정부 세수가 66억달러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미 시장협의회 보고서가 나온 것과 때를 같이한다.
이런 가운데 후쿠이 도시히코 (福井俊彦)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의 금융시장 소요를 우려하면서 "심각한 재난"이라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일본 은행들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해 입은 피해는 일본의 2007회계연도(내년 3월말 종료)에 모두 6천260억엔 가량인 것으로 27일 추산됐다.
앨런 허바드 보좌관은 이날 CNBC-TV 회견에서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일년 전에 비해 분명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 확률이 (아직은) 50% 미만이라고 본다"면서 "주택과 금융시장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진짜 미국 경제'는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허바드는 경제를 '큰 그림'으로 봐야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포어클로져(주택저당권 포기)가 늘어나기는 하지만 이것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거대 경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모기지 위기의 충격으로 씨티그룹이 중동 '오일머니' 75억달러를 긴급 차입하는데 대해 "외국 자본이 미국에 여전히 투자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쪽에 의미를 부여했다.
로이터는 허바드의 발언과 관련해 통상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침체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지만 전미경제조사국(NBER)의 판단 기준은 더 광범위하다면서 경제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몇달간 이어지고 산업 생산과 고용, 실질 소득 및 도소매가 위축될 경우 실질적인 침체로 판단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골드만 삭스는 미국이 내년 상반기 연율 기준으로 1%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면서 내년의 전체 성장률도 1.8%로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 2001-2006년 연평균 2.7% 성장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이 침체에 빠질 확률을 40-45%로 전망했는데 이는 앞서의 3분의 1에 비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재무장관도 26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의 침체가 세계경제 전반의 성장을 심각하게 둔화시킬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27일 미 시장협의회 보고서를 인용해 충격이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내년에 부동산값이 6천36억달러 가량 감소해 주정부 세수가 근 3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전체로는 부동산시장에서 1조2천억달러가 증발하며 이 때문에 세수도 66억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7일 후쿠이 총재의 우려를 전하면서 "지금의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심각한 재난'이라는 표현을 그가 썼다"고 전했다. 후쿠이는 특히 엔화의 대달러 가치가 지난 2년 반 사이 최고치를 기록해 이날 도쿄시장에서 달러당 107.17에 거래된 점을 상기시켰다.
교도통신은 27일 일본 주요은행 집계들을 종합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한 일본 금융계의 손실이 2007회계연도에 모두 6천26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교도는 지난 4-9월의 회계연도 상반기중 손실은 3천700억엔 가량으로 추산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금융 당국과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발 모기지 위기에 따른 일본 금융업계의 손실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라고 그간 밝혀왔다.
백악관 경제보좌관 "美 침체 가능성 높아졌다"
입력 2007-11-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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