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회가 2007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시 집행부의 의회 경시 풍조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시의회는 올해부터 감사 증인으로 과장급 대신 시 국장급을 출석시키는 등 의회 위상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일부 집행부는 부실한 자료제출과 늑장보고 등으로 일관, 의회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김종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문화관광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위원회가 요구한 16건의 전년도 감사 지적사항 및 시정조치 결과에 대해 집행부는 단 1건에 대해서만 자료를 제출한데다 나머지 15건의 조치 결과를 감사 당일 제출했다.

문화복지위 문준일(권선·곡선동)의원은 당시 "자료 제출이 늦은 이유에 대해 집행부는 '의회 사무국 직원이 그렇게 요구했다는둥, 미조치된 것만 보고하는줄 알았다는 둥'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늘어놨다"며 "이것이 사랑방 감사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문 의원은 또 "집행부가 제출한 '수원화성문화제 추진 결과와 시민에게 볼거리 현황 및 외국인 참여현황' 자료도 전년도 자료와 토씨 하나까지 똑같다"며 "자료를 완전히 베낀 것이냐"고 따졌다.

같은 위원회 오상운(매탄·원천) 의원도 지난 9월 발족한 화성운영재단에 대한 감사에서 "집행부는 내년도 출연금이 49억원에 달하는데도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없이 1쪽짜리 자료만 달랑냈다"며 집행부의 부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 질책했다.

이밖에 지난달 29일 시 청소행정과에 대한 경제환경위원회(위원장·김영대)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청소대행업체의 부실 운영을 폭로한 정동근(영화·연무)의원은 "청소대행업체의 3개월치 월급 명세자료를 요구했는데 시 집행부는 자료 제출을 늦추다 감사 당일 오전에 넘겨주는가 하면 제출한 자료도 수치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불만을 표출한바 있다.

의회 관계자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도 집행부의 지연 보고와 부실한 자료 제출 등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었다"며 "출석 증인의 직급만 높여놨을 뿐 시 의회에 대한 집행부의 경시풍조는 여전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