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실망도 크다. 청라지구의 학교 설립을 위해 당초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16개교. 그러나 한국토지공사가 청라지구 외국교육기관 유치 사업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16개 외국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 결과는 단 2곳뿐이다. 우려스럽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원했던 미국과 유럽 등지의 여러 대학들이 정작 사업계획서 공모에 무더기 불참했기 때문이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2곳은 외국대학과 전공분야 교육과정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의 선정은 이달 21일경이 돼야 알 수 있겠지만 그동안 높은 관심과 각종 홍보에 이용된 외국대학의 유치 가능성과는 동떨어진 상황이다. 또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 동북아 교육허브를 구축하고, 외국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교육기관을 유치한다던 공모 취지와도 거리가 먼 결과다. 당초 미국 버지니아공대, 스위스 글리온대학, 미국 네바다주립대, 모스크바 국립대학 등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던 대학들이 무더기로 불참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장기 수익이 불투명하고, 동시에 높은 임대료가 부담이 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청라지구가 아파트 이외에 금융허브 등으로 기반을 갖추기까지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보여진다. 청라지구에 외국대학이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내년 개교 예정인 송도의 외국인 학교를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입학할 외국 학생이 없다. 학교는 있지만 외국인이 일하고, 정주할 산업과 경제 토대가 전무한 상황이다. 사실 한국 진출을 타진한 일부 외국대학들은 자국으로 밀려드는 한국 학생을 보면서 사업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내 외국학교보다 자국내 대학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교육심리를 감안할 때 한국 진출에 따른 성공 여부에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토지임대 등의 조건변경만으로는 외국대학의 유치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것은 수요자인 학생과 부모의 입장에서 검토가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대학들이 경험한 국제화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교훈으로 삼지 않은 사업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청라지구의 사업진행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추진 결과이기도 하다. 향후 실적에 급급하지 말고 여건과 수요자 입장 등을 고려하여 외국대학유치 전략을 전면 수정하기 바란다.
적신호 켜진 청라지구 외국대학 유치
입력 2007-1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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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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