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개나무와 가시오가피 등 귀한 약용식물이 불법 채취꾼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마구잡이 훼손으로 주 무대이던 중남부지역에서 이들 식물을 구하기 힘들게 되자 영역을 경기북부 군사시설보호구역까지 확대, 80~100년된 고목을 통째로 뽑아 가고 있다니 가히 충격적이다. 더욱이 각종 질병과 보신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일반인도 가세, 씨를 말리고 있어 이대로라면 한반도 이남지역에서 이들 종을 보기 어렵게 될 날도 멀지 않은 듯 싶어 걱정이 크다.

약용식물의 무분별한 채취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인일보에서도 이러한 실상을 여러번 환기시켰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돼 가고 있다고 한다. 무단출입시 1년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는 군사보호시설지역까지 불법채취꾼의 표적이 되고 있다면, 단속같은 것은 아예 염두에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에 좋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보신주의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동안 많은 지적에도 우리 자원의 소중함을 인지 못하는 관할 당국의 무지와 이로인한 허술한 단속이 문제를 키웠다고 할 수 있다.

관할 지자체는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못하는 무지의 소치라는 판단이다. 종의 다양성 확보는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지상과제라서 그렇다. 각 나라에서는 산림내 자생식물 보호와 희귀식물 보전을 위한 증식사업, 산림을 유지하고 있는 고저층별 식물의 다양성 유지 등 갖가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선해야 할 종 보전에 소홀히 하는 이유로 인력을 들이대는 것은 우리의 귀중한 자원과 생태계 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겠다.

우리의 귀중한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자체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남 금산에서는 지자체가 나서 주민·경찰을 잇는 네트워크를 형성, 순찰 등 단속을 강화한 결과, 불법 채취꾼이 사라졌다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관할 지자체는 지금부터라도 단속을 강화하고 홍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행정력을 종 보전 모드로 전환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