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5일 2008년 경기도예산 심의에서 주먹구구식의 계획 수립에 따른 경기도의 불용예산의 25배 증가와 부실한 용역 추진으로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질타하는 등 밤늦은 시간까지 예산심의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도의회 예산결산위가 예산심의장에 도의 주요 실·국장이 대거 불참했다는 이유로 정회를 선언하자 '집행부 군기잡기'란 지적이 나오는 등 예산심의 초반부터 양측간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도가 예산만 세워뒀다가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불용처리한 예산규모가 3년사이 25배나 급증한 것으로 분석.

박천복(한·오산1) 의원은 "50% 이상 불용된 경기도의 주요사업은 지난 10월 현재 22건으로 103억원이 불용처리됐다"며 "불용액이 지난 2005년 4억2천366만원, 2006년 36억5천444만원에 이어 올해는 100억원을 넘어, 3년간 25배나 늘어난 것은 문제"라고 주장.

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지방문화클러스터 조성(61억원)은 추진 자체가 안됐고, 노인복지회관신축(10억원)과 노인복지시설 운영비(7천500만원)는 설계지연 등의 이유로 불용처리된 것으로 분석.

이와관련 박 의원은 "경기도의 불용처리 예산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예산만 세워놓고 보자는 주먹구구식 행정때문"이라며 "내년 예산편성시 불용처리된 사업비는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


○…경기도의 싱크탱크인 경기개발연구원의 부실한 용역이 결국 혈세와 인력의 낭비만 자초하고 있다며 연구원의 연구능력에 의문을 제기해 눈길.

정문식(한·고양3) 의원은 "광교 테크노밸리의 '공유재산관리계획'조사용역의 기초자료 부실로 판교테크노밸리의 지원시설부지 활용에 관한 경개련의 용역의 타당성에 의문을 갖는 등 논란이 있었다"며 "도의 부실용역으로 인한 도행정은 물론 주민들의 손해가 막대하다"고 지적.

이어 정 의원은 "도의 주요 사업에 반영될 수 조차 없는 부실한 용역 수행으로 용역비와 인력의 낭비만 가져오고 있다"며 활용못할 부실용역을 낸 경개련이 계속 도의 용역사업을 맡는 것을 집중 추궁.

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의원님의 지적은 맞지만 도정을 수행하다보면 변동사항이 많아 용역은 불가피한 사항"이라고 설명.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경기도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 및 2008년 예산 관련 질의 도중 경기도 실국장들의 출석 여부를 확인한 뒤, 실·국장이 불참한 사유를 보고하라며 위원회를 정회해 '공무원 군기잡기'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이날 오전 추경예산 질의에서 임기석(한·군포1) 의원은 실국장 명단을 일일이 확인한 뒤 "예산심의장에 실국장이 자리를 비우니 의원들이 예산관련 질문을 해도 제대로 된 대답을 못내놓는 것 아니냐"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

임우영(한·파주1) 의원도 "상임위원회만 통과되면 예산 심사가 다 되는 것이냐, 예결위가 요식행위냐"고 따지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결국 신보영(한·안양4) 위원장은 "예결위 진행중 다른 일 때문에 가야한다고 오늘 양해를 구할 정도니 도예결위 위상이 이것밖에 안되냐"며 불참사유를 보고하라고 10분간 정회를 선언. 이에 도기획관리실장이 실국장 명단을 일일이 확인하며 해당 부서에 출석을 독촉하는 등 분주하자 "초반부터 집행부 군기잡으려 한 것 아니냐"며 해석이 분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