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특수부대 장병들이 인천광역시 강화에서 총기를 탈취한 용의자가 차량을 태워 버린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 주변에서 용의자 유류품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두현기자·dhjeon@kyeongin.com
강화도 총기류 탈취사건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군의 부적절한 대응 방식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범행 차량 투기현장 인근 도로에서 형식적인 검문검색으로 일관, 사실상 용의자가 화성을 빠져나갔다는 비난이 나오는가 하면 일반적인 광역수사 원칙론만을 고집하다 뒤늦게 사건 현장 인근에 수사전담반을 편성하는 등 '뒷북치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은 지난 6일 오후 사건 발생 이후 수원~화성 간 325번 국도 등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목지점을 중심으로 군·경 합동검문반을 편성, 출퇴근 차량 등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에 들어갔다.

하지만 차량 정체 등에 따른 운전자 불만 폭증 등을 우려, 일부 검문소에서는 지나치게 형식적인 검문검색만을 펴고 있어 '하나마나한 활동'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화성~수원 간 325번 국도상 검문의 경우, 모두 4곳에서 바리케이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광등으로만 차량 내부를 확인할 뿐 아무 제재 없이 차량 운행이 가능할 정도다.

반면 다소 떨어진 양주 등지에선 '오인 사격'이 발생할 정도로 강화된 검문검색을 하는 등 비효율성도 보이고 있다. 한 운전자는 "차는 밀릴 대로 밀리는데, 정작 바리케이드를 통과할 때면 제재 없이 지나치기 일쑤여서 '이러려고 협조했나'하는 억울함마저 든다"고 전했다.

경찰의 늦은 수사전담반 편성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9일부터 화성경찰서 양감치안센터에 50여명 규모의 수사전담반을 꾸려 CCTV 녹화 자료 분석 및 통행권 감식 작업 등을 펴고 있다.

하지만 수사긴급배치규칙 등 '사건 발생지 관할경찰서에 우선적으로 수사본부를 꾸린다'는 원칙에 매몰, 아직 용의자가 있을지 모르는 화성지역 내 공조수사에 무려 3일간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수사전담반은 9일 군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도 수색 위치 및 해당 수색부대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미흡함을 보였다.

이밖에 사건 발생 당일인 6일 용의차량을 발견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서도 보고 및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15분 안에 상급기관에 해당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는 수사 내부지침을 크게 어긴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이번 사건에선 도주경로가 확실하고, 증거물·단서 등이 많은 지역에 수사본부를 동시에 가동하는 융통성이 절실했다고 본다"면서도 "아마도 인천·경기경찰청 간 관할 지역 문제에 따라 향후 발생될 책임 소재 등을 염두에 둔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