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경선이 8명으로 압축, 2주간의 각축전에 돌입했다. 우리당은 축제와 화합속에 당지지도를 끌어올려 '5·31' 지방선거 승리의 기초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우리당의 지방선거 승리는 경기도지사 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소 한곳에서 승리하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당권경쟁에 나선 경쟁력 있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눈을 씻고 보아도 수도권출신이 설자리는 없다”는게 중론이다. '2·18' 전당대회 당권경쟁에 나선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안양출신인 이종걸(안양만안)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경북상주 태생인 김부겸(군포) 의원의 정치적 고향은 군포이지만, 역시 최하위로 턱걸이 했다.
집권당내 경기도 지역구출신 의원 32명, 인천출신 9명이 차지하고 있으나 당내에서 정치의 구심점을 갖기는 커녕, 수도권 지역의 대표성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의정부 출신의 문희상 전 당의장의 경우도 지난해 4월 재보선 직전 당의장에 취임했으나, 권한조차 변변히 행사하지 못한 채 '10·26'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사무총장직을 역임한뒤 원내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배기선(부천원미을) 의원은 전남 함평태생이다. 배 의원은 서울출신의 김한길 의원에 패배한뒤 설상가상으로 대구 유니버시아드사건으로 6년구형을 받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배 전총장의 뒤를 이어 사무총장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는 박기춘(남양주을) 의원은 남양주태생이다. 초선임에도 정치력을 당내에서 인정받고 있는 박 대행도 '전당대회용'이라는 족쇄가 채워져 당내 '영'이 서질 않고 있다.

김현미 경기도당위원장의 고향은 전북전주에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경기도와는 인연이 없었던 김 위원장은 1인4표제라는 투표방식에다, 이종걸 이석현(안양동안갑) 의원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어부지리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양일산서 지역구에 둥지를 튼 김 위원장은 경기권 전체를 총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당위원장은 지역적으로 한계점을 노출하고, 당지도부에 경기-인천권 출신 인사는 단 한명도 없는 푸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선거출마를 준비중인 잠재적 후보 진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원중학교 출신의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최근들어 도지사 출마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등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장후보가 김 부총리보다 중량감이 훨씬 떨어지거나, 당 지지도가 회복되지 않는 한 “허울좋은 얼굴마담으로 출마해서는 안된다”는 게 경기도 주류들의 만류다. 인천태생의 유필우 의원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러다가 경쟁력있는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후보를 내세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집권당의 이같은 기현상의 배경에는 경기도와 인천 출신의원들의 응집력 부족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