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발생한 강화도 군 총기류탈취 사건이 용의자의 윤곽도 잡지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범행차량이 버려진 화성과 도주로로 알려진 서해안 고속도로 인근 평택·안성 등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감과 초조감이 커져가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제2의 범행'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주민들은 용의자가 특정 목적을 갖고 무기를 탈취한 것으로 보이는데다 탈취한 무기로 대량살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관련기사 18·19면>


■ 탈취된 무기는=K-2소총 1정과 실탄 75발, K 400세열수류탄 1발로 다중 집합장소에서 사용할 경우 대량인명 살상이 가능하다. 유효사거리 460m의 K-2소총은 단발과 연속사격, 3발점사가 가능한데다 접이식으로 소지하기가 쉽다.

또 K400세열수류탄은 폭발과 동시에 장약을 둘러싸고 있는 금속물체가 수천조각으로 잘게 부서지면서 파편이 반경 10~15m이내의 인명을 살상할수 있는 무기다.


■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이처럼 대량살상무기를 지닌 용의자가 화성과 평택·안성등 경기남부지역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이자 이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화성지역 약국들의 경우 '머리를 크게 다친 용의자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에 문을 닫고 싶어도 주민들 때문에 마음대로 문을 닫을수도 없어 고민하고 있다. 화성 남양과 발안 등 규모가 작은 개인 사무실 밀집 지역도 주말이 시작된 지난 7일에는 아예 퇴근시간을 앞당겨 문을 닫았다. 특히 이번 사건 발생지가 아닌데도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올초 여대생납치사건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화성지역 주민들은 '혹 제2의 범행이 화성에서 일어나지는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평택과 안성지역 주민들도 불안감을 표출하기는 마찬가지다.

평택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7)씨는 "간첩 사건처럼 언제 용의자가 불쑥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문이란 문은 모조리 걸어잠갔지만 그래도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아예 며칠간 문을 닫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 촉각을 곤두세운 정치권과 금융권=총기탈취사건이후 한나라당이 범인을 자처한 남자로부터 '이명박후보를 살해하겠다'는 전화를 받은 데다 용의자가 탈취한 무기로 연말연시 은행가를 노릴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정치권과 금융권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K은행 관계자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비를 강화해 놓고 있다"며 "금융권들도 불안하기는 주민들과 매한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