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2사단은 지난 8일 오전 10시 인천시 서구 금곡동 사단본부 연병장에서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고 박영철 상병의 영결식을 사단장으로 치렀다.
특히 고 박 상병은 차에 치여 의식을 잃고 괴한의 흉기에 여러 차례나 찔리고도 병기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소총 끈을 손에 감은채 이송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영결식장의 분위기는 더욱 숙연했다.
같은 부대 전우들은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월수당 1만5천원과 월급 7만2천원 등을 모아 부모님께 드릴 정도로 효자였던 고인의 생전 모습을 그리며 비통해 했다.
고 박 상병의 해병대 입대 동기생인 강병운 일병은 추모사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너의 임무를 다하고자 실탄 한 발을 장전하고 그 저주스러웠을 악마의 발톱에 수없이 온 몸이 찢기고서도 병기를 놓지 않았던 너는 내가 아는 가장 멋지고 강한 해병이었다"며 애도했다.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분초장 이성근 중사는 "경찰관이 되겠다는 큰 꿈을 가진 고인이 왜 그렇게 빨리 가야 했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울먹였다.
박 상병의 아버지 박종영(48)씨와 어머니 김미정(42)씨 등 유족은 차분한 표정을 보이다가 영결식을 마친 유해가 화장을 위해 운구되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박 상병의 안장식은 10일 오후 2시 국립현충원에서 열린다.
한편 총기류 탈취 사건 당시 무기를 빼앗으려는 괴한과 혈투를 벌였던 이재혁(20) 병장의 몸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병장은 인하대병원 802호 일반병실에 입원해 있는 상태며 가족 외에는 일절 면회를 거부하고 있다. 9일 찾은 병원 입원실 앞엔 군 관계자가 병실 문을 지키며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했다.
병원 관계자는 "사건발생 당시 이재혁 병장은 허벅지와 엉덩이, 입술 부위 등 6군데에 칼을 맞은 상태였고 입술부위 2군데가 12㎝가량 찢어진 상황이었으나 현재는 상처부위 회복이 빨라 차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장은 현재 식사 3끼를 챙겨 먹을 정도로 병세가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병장은 사건 당시 충격으로 극도의 정신불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 2사단 관계자는 "이 병장이 당시 충격으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며 가족 외에는 면회를 일절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