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돼지, 닭 등 가축들도 수격(獸格)이 있다?'

동물의,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안성맞춤형 동물 복지농장'이 전국 처음으로 안성지역에 조성된다.

안성시는 11일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한 '동물복지농장 인증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안성지역 '안성맞춤형 동물 복지농장'에서 사육되는 소는 하루에 최소 1차례 이상의 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체중 200㎏ 이상의 '우량 송아지'는 다른 송아지들과 섞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1마리당 6㎡ 이상의 초대형 사육장에서 보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특별 관리된다.

또 발정기 소란을 방지하고 잡종 번식을 막기 위해 소나 돼지 등이 거세 수술을 받는 경우, 아픔을 느끼지 않도록 마취 주사도 맞는다.

기존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모이통 앞에 빽빽이 앉아 모이를 쪼아야 했던 닭들도 복지농장에서는 보다 넓은 횃대에 나란히 앉아서 편안하게 모이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소, 돼지, 닭의 사육방식과 약물사용·수송·도살·유통에 이르기까지 동물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100여개의 지침이 마련된다.

이같이 축산 환경개선, 가축 전염병 관리, 동물스트레스 저감방안 등 동물복지농장 인증 기준을 통과한 '복지농장'들은 정책 자금 우선 지원, 시설·운영·홍보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이번 조례안은 전남대 조광호(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팀이 만든 '농장동물 복지인증 프로그램 매뉴얼'과 영국의 '가축 5대 자유'에 기반을 두고 마련됐다.

조교수는 "유럽 등 선진국은 생산·도축 과정에서 동물복지를 준수하지 않은 축산물에 대해 수입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동물복지가 통상 이슈로 떠오르면서 동물 복지 및 위생에 필요한 계획과 시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