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인천세계도시엑스포'는 인천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길목에 있다. 2014년에는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아시아경기대회가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완료되는 2020년까지 세계 10대 도시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88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과 '서울'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렸다. 또 선진화 운동을 통해 화장실이 깨끗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을 변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서울올림픽이 화장실 문화 개선에 앞장섰다면 2002 한일월드컵은 줄서기 문화 정착에 큰 역할을 했다. 일본 '아이치박람회'때 시범 실시한 쓰레기 분리 수거는 행사 이후 일본 전체로 확산됐다고 한다.

경인일보는 '미래 도시의 꿈 인천' 기획시리즈를 연재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경제적 가치와 파급효과도 중요하지만 도시브랜드 가치 상승 등 '무형의 자산'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이중에는 선진시민의식 함양과 정체성 확립도 포함된다.

김의경 한국문화산업연구소장은 "관(官) 주도가 아니라 인천시민이 얼마만큼 열망을 갖고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정체성 확립을 위해선 시민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은 지난 2005년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를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대회 당시 경기시설은 '합격점'을 받았으나 운영 과정에서는 허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본 '아이치엑스포'의 캐치프레이즈는 '매일 개선'이었다. 방문객의 불편사항을 매일 파악해 고치기 위해서다. 이 덕분에 방문객의 80% 이상이 엑스포에 만족했고, 재방문율도 높았다고 한다.

인천은 지난 4월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했다. 인천은 유치 과정에서 해외 네트워크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2009인천세계도시엑스포조직위원회'는 해외 120개 도시 등 총 200개 도시와 100개(해외 50곳)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엑스포가 막을 내린 후에도 이들 도시·기업·국제기구와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자원봉사자 네트워크 구축도 마찬가지다. 시는 내년까지 자원봉사자 5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자원봉사자 등을 중심으로 민·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 마련도 사후 고민해야할 문제다. 외국 손님을 맞을 수 있도록 영어교육도 필요하다.

도시엑스포 주요 시설물 중 하나인 송도컨벤시아는 인천의 컨벤션산업을 이끌어 나갈 중심축이다. 도시엑스포를 기점으로 컨벤션·월드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문화·학술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시엑스포를 계기로 구축한 숙박시설 등을 통해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유지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천은 역사·문화성이 너무 자원화되지 않았다"며 "매력을 느끼게 해 엑스포 이후에도 인천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도시엑스포는 다행히 영구 건축물이 '엑스포기념관' 하나 뿐이어서 향후 관리·운영비 걱정은 한시름 놓게 됐다. 대신 도시엑스포 건축물에 있던 전시물과 성과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미리 걱정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조직위는 기념관을 시민 문화공연시설로 활용하고, 행사장에 심은 나무와 잔디를 다른 공원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 영상물 등 소프트웨어 전시물은 시민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주행사장(송도국제도시 3공구내 50만㎡) 부지에는 수변근린공원과 공동주택 조성이 계획돼 있다. 행사장에 조성된 유비쿼터스 시스템과 상하수도·전기 등의 공동구를 송도국제도시 개발계획과 일정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

도시엑스포 콘퍼런스에서 나온 실행방안을 실천하는 문제와 '2010 상하이엑스포'와 '2012 여수박람회'를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누릴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