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전국최초로 주민소환 투표가 열린 하남시 신장2동 제1투표구인 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민들이 김황식 하남시장과 시의원들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
헌정 사상 최초의 단체장 주민소환이 투표권자의 70% 가량이 투표에 미참가함으로써 끝내 무산됨에 따라 주민소환제도 실험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단체장 등의 정책 결정에 대한 주민소환은 현행 법의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에 보완이 시급하고, 주민 기피시설 유치를 둘러싼 주민·지자체간 갈등 해결 방안 모색,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도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0%가 투표 안해 '탄핵' 좌절
▲ '절반의 성공, 주민소환' = 하남시 '광역화장장 유치반대 대책위원회'는 주민소환법이 발효된 이후 화장장 유치를 추진하던 김황식 시장에 대해 주민소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시장과 3명의 기초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동의를 하남시 유권자의 25.5%인 2만7천158명의 서명을 받아 선관위에 제출, 소환투표 공고가 나면서 그 때부터 시장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김 시장과 하남시의회의원 나선거구 의원 1명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율 저조로 사실상의 '탄핵'이 좌절됐다. 다만 가선거구 의원 2명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율만 37.7%를 넘기면서 주민들의 직접 파면이 성사된 것이다. 한국 정치사의 획기적 실험인 '주민소환'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이다.


독단적 행정에 대한 '브레이크' 역할
▲ '독단적 행정 vs 정치역학 구도가 원인'= 주민소환대책위는 하남시장이 시의회와 주민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화장장 유치 등의 사업을 추진한 것을 주된 소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주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단체장이 정작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치 않은 독단적인 정책 결정을 내린데 대해 책임을 묻는 조치란 주장이다.

그러나 하남 주민소환 사태는 지역 정치역학 구도(?)에서 그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높다. 현 시장이 한나라당 시의원 4명에 대한 실질적 공천권을 행사했다는 게 반대단체의 공공연한 설명이다.

하남시 의원 총정원이 7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현 시장이 행정은 물론 시의회까지 사실상 장악, 단체장의 독단 행정이 가능한 권력구조인 셈이다.

이에 맞선 화장장 유치반대 대책위는 아파트 주민 조직 이외에 한나라당·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노동당이 모두 참여하고 있고, 전직 시장과 시의원까지 가세하고 있다.

현 시장의 독단적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당 소속 출신 의원들까지 주민소환에 참여한 것은 하남지역내 정치역학 구도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갈등해소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
▲ '주민소환법 보완 시급' = 이번 화장장 유치처럼 찬반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시장과 시의원들의 정책적 선택을 놓고 소환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학계를 비롯 우리 사회에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 정책 결정자의 정책 선택에 대한 유불리에 따른 주민소환은 주민소환법의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주민소환법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면 어느 단체장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체장과 시의원의 정책 결정에 따른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민들이 스스로 뽑아준 시장 등 선출직 단체장은 임기가 보장돼 마땅한 견제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비리등으로 기소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몰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하남시장 주민소환의 경우 정책적 선택에 따른 주민소환은 과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은 만큼 차제에 주민소환법의 폐해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