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물가가 9년 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내년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11월중 수입물가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나 올랐다. 원자재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21.3%나 뛰었으며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환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입물가가 급등했던 1998년 10월(25.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석유가격이 고공행진 중이어서 어느 정도 물가상승은 예견되었으나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옥수수·밀 등 곡물가격 상승까지 가세, 원자재가격의 가파른 상승을 초래했던 것이다. 곡물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밀생산량 감소와 고유가에 따른 해상운임 증가 때문이다. 대체연료인 에탄올의 개발이 성행하면서 덩달아 옥수수가격까지 끌어올렸다. 세계최대의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인들의 식단변화는 설상가상이었다.

지난 7일 CJ제일제당은 밀가루 출고가격을 24~34%나 올렸다. 2개월여 만에 또다시 대폭 인상한 것이다. 작년 12월 밀가루 가격이 7~10% 정도 인상된 후 올 3월에는 빵·과자·라면가격 등이 최고 20%까지 상승한 전례가 있다. 국내 식품가격은 물론 이에 연동된 제반 가격의 줄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원자재 사재기까지 가세한다면 더 심각하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내년에도 유가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두바이유 가격이 향후 11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곡물가격의 상승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식료품의 저가시대가 끝났다는 이코노미스트지 근착기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작금 들어 중국 위안화절상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새해벽두부터 인플레와 전면전을 전개해야 할 상황이다. 자칫하다간 내년도 정부의 목표경제성장률(4.7%)은 물 건너갈 수도 있는데 작금의 국내사정을 보노라면 개운치 못하다. 참여정부는 이삿짐을 싸는 중이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이며 선량들은 잿밥(내년 총선)에만 관심을 두는 형국이니 말이다. 이래저래 서민들만 물가고에 시달릴 판이다. 만시지탄이나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