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열린 공판에서 신정아(35)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고액의 선물을 줬음을 시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부지법 406호 법정에서 형사1단독 김명섭 판사 심리로 열린 네번째 공판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씨에게 반지와 목걸이 등을 선물했냐"며 변씨를 추궁했다.

   변씨는 이에 "신씨로부터 그림 등의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신씨가 `이왕이면 기억에 남는 좋은 것으로 선물해 달라'고 말해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신씨가 갖고 있는 상품권과 합해 선물을 샀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선물은 다이아반지(1천248만원 상당), 명품시계(891만원 상당) 등 6차례에 걸쳐 모두 4천800만원 상당이다.
검찰은 이어 변씨에게 "7월12일부터 신씨가 출국하기 전인 16일 오전 10시30분 정도까지 모두 63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맞냐"고 물었고 변씨는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전화와 문자는 자주 주고받았다"고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변씨는 또 "신씨를 만날 때는 운동삼아 남산에서 만나 산책을 했다"고 데이트 장소를 공개했다.

   변씨는 그러나 "홍모 전 동국대총장에게 신정아씨를 채용해주면 학교 재정에 도움될 것이란 말을 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재정이나 예산이란 말을 생각해본 적도, 사용해본 적도 없다"고 압력 행사 여부를 완강히 부인했다.

   변씨는 "신씨가 동국대 사표를 낸 뒤 변씨가 직접 홍 전 총장에게 전화해 `동국대 왜그래요. 총장이 잘 해결해요'라고 말하지 않았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서도 "단순하게 후배기 때문에 신씨를 추천한 것일 뿐"이라며 "그런 말을 했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변씨는 이밖에 신정아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 관련, 외압 행사 여부에 대해서도 "한모 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에게 `어떻게 됐느냐"고 알아보기 위해 전화한 적은 있지만 부탁한 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