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10만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 중 파킨슨병이 어떤 병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로 인해 지레 불치병으로 오인하며 비관하는 경우도 많아 정작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파킨슨병은 동맥 경화의 변화로 인한 중추신경계의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와 함께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과 미국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등이 앓았던 병으로도 유명하다. 인구의 노령화 추세에 따른 대표적 노인질환인 파킨슨병의 원인과 증상을 정확히 알아보고 효과적인 치료법도 살펴보자.

#파킨슨병, 원인과 증상

파킨슨병은 1817년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구체적으로 언급된 퇴행성 뇌질환으로,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이나 발의 떨림(특히 휴식기에 떨림이 많이 나타남), 사지 근육의 뻣뻣함(경직), 행동이 느려지고, 앉거나 일어날 때 움직임이 매우 둔해지며, 보행시 짧은 보폭을 보이는 등 운동완서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한 이 질환을 보이는 많은 환자에서 팔, 다리의 지속적인 통증, 혹은 기존에 있는 관절염이나 건초염으로 인한 통증이 더욱 심해짐을 호소하며 이는 진통제나 소염제 등의 약물요법으로도 잘 해소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의 발생 빈도를 보면, 미국의 통계에서는 전체인구의 0.15%이나 50세 이상에서 약 1%가량이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노년 인구의 증가로 증가 추세에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조사결과 우리나라 노인 10만명 가운데 파킨슨병 환자가 2천~3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는 지난 2003년 약 500~1천500명 수준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우리나라 파킨슨병 유병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유럽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파킨슨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뇌염 후유증이나 연탄가스 중독 후유증, 뇌수두증, 뇌졸중, 또는 약물 부작용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거의 대부분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로 이를 특발성, 혹은 일차성 파킨슨병이라고 부른다. 해부생리학적으로 보면 사람의 뇌 중 중뇌의 흑색질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는 신경체계에서 인간의 모든 움직임이 원활하고 조화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파킨슨병에서는 특징적으로 이러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이유 없이 감소하여 몸의 조화있는 움직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1차 증상

1. 경직=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어 마치 관절이 굳은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는 증상으로 종종 떨림과 같이 나타나 검사자가 관절을 움직일 때 마치 톱니바퀴를 돌리는 느낌같다 하여 차륜상경직이라고도 불리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안면근육에 마비가 오면서 언어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 떨림= 파킨슨병 환자의 약 75%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손에서 가장 흔하며 때때로 발에서도 나타나고 머리, 목, 얼굴, 근육, 턱에서도 있을 수 있다. 보통 떨림은 움직이지 않고 휴식상태일 때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일부 환자에서는 반대로 어떤 자세를 유지하거나 움직이는 동안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소뇌 등 다른 신경계의 병변을 의심할 수 있다.

3. 서동증(움직임이 느려짐)= 서동증은 파킨슨병에서 가장 심한 운동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증상이다. 모든 운동을 시작하고자 할 때 시간이 지연되고 느려지며, 움직임 자체의 양도 줄어들며 진행 중인 운동이 갑자기 멈추어질 수도 있다. 또한 이로 인하여 몸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보행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4. 균형유지 장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데 장애가 있는 증상으로 특히 걷다가 방향을 바꾸거나 서있는 환자를 밀 때 잘 생긴다. 따라서 균형유지 장애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이 자주 넘어지고 이로 인해 외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5. 보행 장애= 보행 장애는 여러 가지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보행 시작에 장애를 보인다든가 팔의 흔들림이 줄어들며, 짧은 보폭의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쓰러질 듯한 걸음걸이, 방향 전환에 어려움이 있거나 보행 도중 갑자기 얼어버리듯이 걸을 수 없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쓰러질 듯이 종종걸음을 하면서도 걸음을 멈추기가 힘든 경우가 많아서 때때로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와 같다고 비유되기도 한다.

▲2차 증상

우울증, 수면장애, 치매, 안검경련, 언어장애, 침흘림, 삼키기 장애(연하장애), 체중감소, 변비, 호흡장애, 소변장애, 어지럼증(기립성 저혈압), 꾸부정한 자세, 발의 종창, 성기능 장애 등이 있다.

#치료법

파킨슨병에는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며 뇌 안에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주는 시네X, 마도파와 같은 우수한 약들이 있으며, 최근에는 도파민제제의 부작용을 줄여줄 수 있는 레큅, 셀란스, 스타레보, 엔타케폰 등과 같은 약물이 많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은 뇌 안에 모자라는 도파민의 농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부작용과 한계가 있어 약물이 수년간 잘 듣다가 점차 효과가 떨어지면서, 몸이 비틀리고 꼬이는 이상운동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더 이상 약물의 효과가 수시간 지속되지 않고 1~2시간으로 감소하는 ON-OFF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신경외과에서 시행하는 뇌심부자극술이 아주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뇌심부자극술이란 굳어 있는 운동회로에 직경 1㎜의 가는 전극선을 삽입하여 아주 약한 자장을 걸어 주면 굳어 있던 운동회로가 풀리면서 도파민의 분비가 촉진되어 독한 약물을 줄일 수 있고 떨림과 강직, 보행 장애가 현저히 좋아지게 하는 방법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하에서 손톱만한 천두술을 통해 수술을 하기 때문에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시술을 할 수 있으며, 1~2% 정도의 출혈과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 파킨슨병이 진행하여 더 이상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 파킨슨병 환자들이 많이 시술을 받고 있으며, 운동이상증과 ON-OFF 현상과 같은 약물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와 같이 파킨슨병은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특수한 약물요법이나 수술적요법 등 가장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 의한 진단과 증상의 양상 및 경과에 대한 판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손병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