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30분께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유화선 파주시장, 일반시민, 언론인 등 1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하수 상층부에 기름띠 여부를 측량하는 인터페이스미터기가 굉음을 내며 시추한 구멍 속으로 내려가자 곧바로 '뚜! 뚜! 뚜!' 경고음이 들렸다.
가볍게 한 차례씩 '뚜!뚜!뚜!' 울리는 것은 미터기가 기름층을 만났을 때 나는 소리로, 좀더 내려가다 연속으로 '뚜뚜뚜뚜!'하고 울리면 지하수를 만난 것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터페이스미터기를 꺼낸 뒤 지하수를 채취하는 지하수샘플링 베일러가 또다시 구멍으로 들어갔다 나오자 지름 1㎝에 길이 100㎝를 넘는 시험관중 기름층이 70㎝, 지하수가 30㎝ 정도 함께 뽑아져 나왔다.
'일부 언론이 오염 수준을 과장한다'던 국방부측의 해명을 단번에 뒤집는 순간이었다.
이에 앞서 파주시청에서 열린 국방부의 공개설명회 자리에서 오염 실태를 정밀조사한 한국농촌공사 관계자는 에드워드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전체 25만1천531㎡의 8.3%에 달하는 2만1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총 오염면적 5만8천757㎡상당에 이르는 토양은 등유·경유·벙커C유 등으로 인한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총 석유계탄화수소(TPH)가 1만2천108㎎/㎏으로 기준치(500㎎/㎏)의 200배, 아연은 1천824㎎/㎏으로 기준치(300㎎/㎏)의 6배를 각각 초과한다고 덧붙였다. 지하수 오염의 기름 두께는 240㎝로 조사됐으며 TPH 오염농도는 8.96㎎/ℓ로 기준치(1.5㎎/ℓ)의 6배에 달했다.
국방부측은 이같은 오염이 기지내 유류저장탱크 배관 및 연결부위 부식 등으로 인한 유류 유출과 시설운영 과정에서 생긴 중금속 오염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기름층을 직접 본 이화여대 관계자들은 캠퍼스 조성 이전에 '가'급으로 분류해 완벽하게 정화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가'급은 학교·공원·하천 등 사람의 건강이나 동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곳으로 치유비용이 1천19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각 지자체의 활용 방안 일정을 맞추려면 빨리 오염정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방부가)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면 차라리 도에 넘겨주면 좋겠다"며 "토양을 절개해 오염 부분은 정화하고 정상 부분은 개발을 시작하면 조기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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