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2일부터 휴가를 겸한 정국구상에 들어간다.

   이 당선자는 부인 김윤옥 여사와 세 딸(주연, 승연, 수연씨) 내외, 외아들 시형씨, 손자 등 가족들과 함께 가회동 자택 및 청와대 인근 `안가'(安家)에서 당선 후 첫 주말을 보낼 예정이라고 측근들이 21일 전했다.

   애초 경남 남해로 떠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보안이 지켜지지 않아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측근들은 25일까지 나흘간의 휴가를 건의했지만 주말까지만 쉰 뒤 24일부터 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휴식기간 우선적으로 정권인수위원회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위원장 인선은 이 당선자의 용인술과 `이명박 정부' 색깔을 드러내는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커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원장은 경제마인드를 갖추고 있고 관료경험이 있는 비(非)정치인 가운데 발탁될 가능성이 높고, 발표시점은 이르면 24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원장이 박세일 서울대 교수와 윤여준 전 의원 두 사람으로 압축됐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 박형준 대변인은 "두 사람 다 아니다. 오보다"고 일축했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 윤진식 전 산자부장관, 이의근 전 경북지사, 외무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 당선자는 또 당선자 비서실장 및 대변인 인사 문제도 매듭짓고 24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과 박형준 당 대변인이 각각 당선자 비서실장, 대변인에 그대로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가운데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당선자는 또 취임과 동시에 새 정부의 업무를 차질없이 집행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 부처별 정책사항과 주요 현안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추진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도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르면 27일께로 전망되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첫 회동에 대한 준비작업과 함께 조각에 대한 구상, 18대 총선 대책 등에 대해서도 고민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각과 관련한 이전 정부의 선례를 감안할 때 이 당선자는 연초 청와대 비서실장을 내정하고 1월 초중순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도록 하는 등 내각 구성을 위한 준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와 관련해선 일부 핵심 측근들은 공천심사위원회를 1월 중 구성하되 공천 시기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이후인 2월로 미룰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 중 공천 탈락자가 많을 경우 안 그래도 복잡한 인사청문회가 더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핵심 측근은 "이번 휴식기간 정국 구상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심신이 피로한 상태에서 가족들과 편안한 시간을 갖는 것으로 봐 달라"면서 "작년 6월 서울시장 퇴임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직후 제주도로 정국구상을 겸한 휴가를 떠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