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와인 수입액이 지난해보다 62%나 급증, 시장에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와인값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와인 수입액은 총 1억4천348만달러로 지난해의 8천860만달러보다 61.9%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프랑스 와인 수입액은 5천458만달러로 지난해 3천279만달러보다 61.3%가 증가했고 기타 생산국들도 70~103.3%까지 늘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와인 물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와인값 인상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와인 애호가 N(34)씨는 "일부 유럽산 와인의 경우 1년 전보다 무려 5배까지 뛰었다"며 "유럽산 와인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을 노려 유통·판매업자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L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프랑스 고급 와인 '샤토 라투르 세트'와 '무통 로칠드 버티컬 빈티지 세트'는 각각 770만원, 500만원에 달해 계층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 국제변호사 P(30)씨는 "평소에 즐겨 마셨던 와인들을 한국에서는 구입하기가 꺼려진다"며 "와인값의 거품이 너무 심해 와인 애호가들이 귀족 문화 추구자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며 고개를 저었다. P씨는 또 "몇몇 수입 와인들은 가짜인 경우도 있어 믿고 사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와인 주류상 J(38)씨는 "와인의 원가를 비롯한 선박운송료 및 적하보험료를 포함한 금액(CIF:운임 및 보험료포함가격 조건)과 CIF의 15%가 관세로 적용돼 수입산 와인값이 결정된다"며 "또한 주세 및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포함되기 때문에 와인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