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태안 등 6개 오염지역에서는 현재 수산물 출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오염지역 및 인근 해안지역에서 유통.판매 중인 수산물도 해상오염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그러나 피해지역 위판장에 오염 수산물이 출하됐는지 여부에 대해 수산물검사원이 정밀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생산물이 안전하다는 확증이 있을 때까지는 생산이 이뤄지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펴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서해안에서 유통.판매되는 수산물과 횟집 수족관 용수의 원유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지역에서 유통.판매되는 수산물은 유출 사고전에 생산됐거나 오염되지 않은 먼 바다 및 비오염지역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식약청은 19일부터 26일까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태안, 서산, 서천, 보령, 당진, 홍성 등 충남 6개 오염지역과 전북 군산, 부안 등 인근지역을 포함한 총 10개 해안지역에 위치한 20개 위판장 및 횟집에서 유통.판매 중인 어류 20건, 패류 51건, 연체류 12건, 갑각류 9건 등 수산물 92건과 횟집 수족관 물 9건 등 총 101건을 수거해 원유 오염지표성분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16종에 대한 이화학적 검사를 실시했다.

   PAHs는 원유에 포함된 200여종의 벤젠화합물을 총칭하는 용어로 이 가운데 '벤조피렌' 등 16종이 대표적인 유해물질로 알려져 있다.

   검사결과 수산물 92건중 7건에서는 PAHs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85건에서는 모두 외국의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인 0.08-121.14ppb 농도로 검출됐다.

   식약청에 따르면 조사대상 PAHs는 모두 16종이며 가장 독성이 강한 벤조피렌의 독성을 1로 놓고 각 물질의 독성에 따라 물질의 농도를 벤조피렌에 해당하는 농도로 환산해 모두 더한 값을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분석결과 벤조피렌 농도로 환산된 PAHs의 농도는 어류 0.01-0.07ppb, 패류 0.01-3.31ppb, 연체류 0.01-2.13ppb, 갑각류 0.01-0.61ppb로 모두 유럽연합(EU)의 기준치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다.

   EU의 벤조피렌 환산 농도 기준치는 각각 어류 2.0ppb, 패류 10.0ppb, 갑각류.연체류 5.0ppb 등이다.

   특히 어류는 EU 기준의 약 30분의 1이었으며 패류의 경우에도 3분의1에 불과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 횟집 수족관 물에서는 PAHs가 0.69-4.64ppb 농도로 검출됐으며 이를 벤조피렌값으로 환산할 경우 0.001-0.002ppb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권고기준 0.7ppb 보다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식약청은 이번 PAHs 검출량, 섭취량 및 독성자료 등을 종합해 위해평가를 실시한 결과 오염지역 및 인근 지역에서 유통.판매되고 있는 수산물은 인체에는 해가 없는 안전한 수준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는 원유 유출사고 발생 즉시 해양수산부가 수산물안전성 확보를 위해 오염지역 수산물 채취 및 유통을 통제하도록 긴급조치를 취하고 수산물 안전점검 요원의 지도.점검으로 오염지역에서 수산물 채취나 조업이 중단돼 오염 수산물이 유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김명현 식약청장은 그러나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지역 어패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사업이 필요하다"며 "추후 연구용역으로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청과 해양수산부는 합동으로 오염지역 및 인근지역에서 유통·판매되는 수산물과 횟집 수족관 물에 대해 앞으로 3개월 동안 주 1회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시중 유통 중인 수산물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해양수산부와 충남도 역시 오염수산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앞으로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오염지역과 인근지역 등에서 생산.출하되는 수산물에 대한 모니터링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브리핑에 참석한 최장현 해양수산부 차관보는 "어민들에게 반드시 위판장을 통해서만 수산물을 판매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판장에 오염된 수산물이 출하되지 않았는지 수산물검사원이 치밀하게 검사하고 있다"며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확증이 되지 않을 때까지는 출하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명현 청장은 "오염지역의 수산물은 생산.출하가 금지돼있고, 유통.판매되는 수산물은 출하와 유통과정에서 안전관리가 되고 있는데다 원유에 오염된 수산물은 냄새나 외관으로 쉽게 알 수 있어 오염된 수산물이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히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구매·소비해 줄 것을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