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2007년 한 해의 사건 중 `법률상식만 있으면 피할 수 있었던 사건'과 `아쉬움이 남는 사건'등을 선정해 3일 발표했다.

   ◇허위기부금 영수증은 `NO' = 대기업 근로자 2천570여명이 2005∼2006년 광주지역 4개 사찰 주지들에게 영수증 1장당 5만∼15만원씩 주고, 136억원을 기부한 것처럼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정산 자료로 제출했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근로자들은 연말정산 기간이 다가오자 반별로, 조별로 대표 1명이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대규모로 발급해 준다'는 소문이 퍼진 이들 4개 사찰을 찾아가 일괄적으로 영수증을 구입해 나눠가졌다.

   근로자들은 허위 기부금영수증을 이용해 근로소득세 21억원을 포탈했다가 작년 7월 광주지검 특수부에 덜미가 잡혔다.

   사찰주지 4명과 근로자 4명은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 근로자 18명은 불구속기소됐으며 나머지 근로자들은 5∼10%의 가산세가 부과된 과징금을 물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는 근로자들 사이에서 특별한 죄의식 없이 관행처럼 이뤄져 왔으나, 조세행정을 교란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라며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조세포탈사범으로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인터넷 소설 `불펌 금지' = A(18)양은 2007년 여름 인터넷에서 B씨의 소설을 내려받아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지난 9월 수능시험을 코 앞에 두고 있던 A양은 갑작스러운 경찰의 출석요청에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B씨가 저작권침해 혐의로 고소했던 것이다.

   전주지검은 "A양은 부모가 합의금을 내줘서 사건이 종결됐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며 네티즌들에게 당부했다.

   ◇`그 때 안 풀어줬다면' = 어릴 적부터 말을 더듬어 따돌림을 당한 A씨는 성격형성에 장애가 발생했고, 시도 때도 없이 부모를 때려 1991년부터 상습존속상해 혐의로 6차례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06년 A씨는 또 다시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아버지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의 행패를 참다 못한 부모가 12월 잠적했으며, A씨는 음란전화 이용료 등 전기세, 전화세 1천640만원이 연체되자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를 찾아 나섰다.

   몇 달간 부모를 찾지 못한 A씨는 외숙모 B씨가 자신의 부모를 숨겨준 것으로 보고 2007년 4월 집으로 찾아가 B씨의 며느리를 흉기로 찔러 부상을 입히고, B씨를 둔기로 마구 때려 살해했다.

   청주지검 담당검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자식에게 맞았다'는 아버지의 말을 믿어줬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