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지원 <5>
수년전에는 장애가 있는 아이가 일반 학교에 다니는 경우는 드물었다.
소아마비를 앓아서 다리를 저는 아이 한 두명만이 있거나 몸이 불편하면 아예 특수학교에서 장애아동들끼리 어울려 생활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뇌성마비나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 가운데서도 일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일반 아동과 장애 아동이 한 공간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아이들은 일반 학급에 배정이 돼있고 정규수업외에 한두시간만 특수 학급에서 공부한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일반 학생들과 동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장애인을 따로 교육하는 분리교육보다 더 큰 교육적·사회적 효과를 얻고 있다.
●차별없는 교실=수원 M초등학교에 다니는 문지훈(13·가명)군은 자폐와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겉보기엔 비장애 학생들과 다를게 없지만 정신연령은 4~5살 정도에 불과해 초등학교 입학 후 줄곧 또래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은 크게 떨어지고 사회성도 부족해 늘 혼자 지내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 문군은 같은 반 아이들과 과학시간에 함께 실험에 몰두하고 음악시간에는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른다. 담임선생님이 수학이나 영어 등 몇몇 교과 시간은 특수학급에서 공부할 것을 권유하지만 문군은 끝내 고집을 부리며 반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
이 학교에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8명의 자폐아동 및 발달장애 아동이 특수교육을 받고 있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해바라기'라고 불린다. 모든 전교생이 '해바라기 도우미'로 장애아동 한 학생당 5~6명의 비장애 학생들이 짝을 이뤄 돌아가며 학교생활을 돕는다. 이를 통해 비장애 학생들은 자신들보다 조금 불편한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남을 돕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장애아동들은 닫고 지냈던 마음을 열고 세상속으로 나아가기 위한 연습을 한다.
이 학교는 장애아동이 입학하면 곧바로 특수학급에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급에서 2~3주간의 적응기간을 두고 생활하면서 담임교사가 사회적응도와 학습력 등을 주의깊게 관찰해 향후 지도계획을 수립, 효과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교육을 전담하는 교사 및 보조원의 부족으로 일반 학급에서 수업도중 발생하는 장애아동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일일이 대처하는데는 미흡한 실정이다.
조정민 특수학급 전담교사는 “특수학급이 운영되고 있지만 학교운영은 비장애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장애아동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지원이 미비하다”며 “통합 특수교육이 일반 상급학교로 진학을 희망하는 장애아동들의 교량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교원 확충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아동의 학습권 보장=현재 경기도내 19세 이하 등록 장애인은 1만7천500여명으로 24개 특수학교에 3천514명, 739개 특수학급에 5천92명, 2천616개 통합 특수학급에서 5천810명 등의 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다. 이에 도는 지난 2004년부터 특수교육 대상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장애아동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38여억원을 투입해 특수학급 보조원을 확대 배치해 2005년까지 186명의 사회복지 관련 전문인력이 고용되면서 600여명의 장애아동이 혜택을 받게 됐다. 도는 또 장애아동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돕는 특수교육 전담교사는 2004년에 120명, 2005년에는 180명을 배치한데 이어 올해 180명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도는 올 한해 30억원을 들여 장애아동을 위한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300개교에 대해 특수교육 교사 인건비를 지원키로 했다.
도 관계자는 “통합 특수교육은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사회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학습방안”이라며 “전국 최고의 특수교육 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도는 통합교육 대상이 아닌 중증 장애아동을 위한 전문 특수학교를 설립키로 했다.
오는 2007년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인 특수학교는 유치원, 초중고등부 29학급 규모로 설립된다. 이 특수학교는 강남대가 부지 4천여평을 제공하고, 경기도와 용인시가 학교 건립비용 150억원을 공동 분담키로 했다. 새로 설립될 특수학교는 기존의 특수학교들과는 달리 동물학습장, 생태공원, 맨발공원 등 자연친화적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토털 교육복지 개념을 도입하여 스쿼시장, 헬스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을 설치해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도 관계자는 “통합 특수학급 및 전문특수학교 확대를 통해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외된 계층에 대한 교육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망꿈터만들기·5] 비장애·장애학생 어우러진 수업 '통합교육' 치별없는 교실로
입력 200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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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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