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가 참담한 슬픔을 뒤로 하고 진상조사와 보상 등 사후처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형적인 인재로 보이는 이번 참사의 원인은 무엇인지, 책임소재는 어디에 있는지 명명백백하게 가려져야 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외국인도 다수 포함된 사상자들에 대한 보상도 당사자 또는 유가족과의 충분한 협의 아래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정확한 발화원인이 무엇인지 가려내야 한다. 사체가 몰려 있던 기계실이 아닌 냉동실에서 발화했다는 추측만 있을 뿐 진상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또 왜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했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내고 책임소재를 가려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물류센터 인·허가 및 준공과정에서의 의문점도 낱낱이 드러내야 함은 당연하다. 행정당국이 농지전용허가를 내준 뒤 7년간 방치됐던 땅에 대해 허가기간을 연장해 주고 건축허가를 한 부분도 수사해야 한다. 소방당국이 소방필증을 내준 것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진상규명과는 별도로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도 신속하고 원만하게 진행돼야 한다. 냉동창고 운영사인 '코리아2000'은 건물준공허가 직후인 지난해 11월 27일 건물전체에 대해 153억원짜리 기업종합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그러나 가입보험사에 따르면 코리아2000 대표명의로 가입된 해당 보험은 화재발생시 건물 등 재물피해만 보상하도록 돼 있어 이 보험만으로는 제대로 된 인명피해보상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가입자인 회사대표가 공사를 하청업체에 맡긴 이번 경우에는 사고의 책임이 하청업체에 있는 것으로 분류돼 대표에게는 배상책임이 없다는 보험사의 설명은 앞으로의 보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하겠다. 실제로 유족들은 코리아2000이 보내온 보상과 관련한 문서내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등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관계당국은 이번 화재사고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엄정히 조치하길 바란다. 그래야 상처가 빨리 아물고 후유증도 덜할 것이다. 부상자와 유가족들이 하루라도 빨리 슬픔을 딛고 일어나 일상을 되찾기를 기원한다.
피해자 보상 신속하고 원만하게
입력 2008-01-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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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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