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당한 충남 태안지역에서 피해를 비관한 어민 등 주민들의 자살기도가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오후 1시50분께 충남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 태안군수산경영인회관옆 도로에서 지창환(56)씨가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시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씨는 이날 태안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태안유류피해 투쟁위원회 주최 특별법 제정촉구 대정부 결의대회에 참석,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의 발언 순서에서 갑자기 무대 옆으로 뛰어나와 준비해온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지씨는 긴급 출동한 119 구급차에 실려 인근 태안의료원을 거쳐 천안 순천향대부속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분신 기도 전에 농약을 마신데다 화상정도도 심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태안읍 조석시장내에서 `명화수산'이라는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태안지역에서는 지난 10일 원유유출로 자신의 양식장에 큰 피해가 난 것을 비관해 故 이영권씨가 음독자살한 데 이어 15일에도 김모씨가 극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기름피해를 비관한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태안유류피해투쟁위원회는 어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 서해 유류사고 특별법을 제정해 주민들의 피해손실액을 완전보상하고 사고를 일으킨 회사와 선사에 대해 중과실이 발견될 경우 무한책임을 지울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투쟁위는 또 해양환경복원특별법을 만들어 해양환경이 완전 복원될 때까지 삼성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 유조선사에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고 지역경제 회생대책을 마련해 지역민의 생계권을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어민과 수산업계 종사자 등 8명이 정부의 신속한 보상 등을 요구하는 삭발식을 가졌고, 삼성중공업 크레인선과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조선의 충돌을 재연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