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적에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경인일보 2007년 6월 25일자 5면 보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기존 책값보다 최대 40% 이상 저렴하게 판매되는 문고판(페이퍼백) 서적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출판시장은 20대 여성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감성에 치우쳐 시각적 효과만을 강조한 (반)양장본 책들이 주류를 이뤘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부터 (반)양장본으로만 출시되던 베스트셀러의 크기를 대폭 줄이고 종이 한 장만으로만 장정한 페이퍼백을 출시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처럼 제본비 자체를 줄이는 대신 책 가격은 기존가의 60~70%로 책정했다.

실제 일반 서점에서 8천500원인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이마트에서 5천500원(35% 인하)에 판매됐다.

이처럼 책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페이퍼백 출시 4개월여 만에 전국 매장에서 매일 5천~6천권의 문고판 도서가 팔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5천500~6천원에 가격을 책정해 30여종의 페이퍼백 도서 판매를 시작한 홈플러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장당 수천여종의 책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30여종의 페이퍼백 도서의 매출 점유율이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이미 페이퍼백이 출판시장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선진국과는 달리 유독 우리나라 출판시장만은 외형에 치우쳐 책 값을 부풀려 왔다"며 "소장본과 함께 페이퍼백을 동시에 확산시켜 책 값의 거품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도 "우리나라는 출판시장이 협소해 무조건 페이퍼백 출간만이 능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똑같은 내용의 책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독자에게도 이득이 돼 출판시장도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