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다보면 과음에다 과로가 누적돼 몸이 피로하기 쉽다.
뜻하지 않은 귀성길, 차멀미에다 갑작스런 배탈·설사·치통 등 예기치 못한 응급 상황은 즐거워야 할 명절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 건강하게 설 연휴를 보낼 수 있는 건강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고향 가는 길, 안전하게
차멀미가 나면 귀밑 턱뒤, 엄지와 검지 사이를 눌러 아픈 부위, 팔꿈치 주름 불룩한 곳을 지그시 3~4회 지압한다. 차 멀미를 자주 하는 사람은 평소 위장이 차고 습기가 많으므로 차타기 전에 음료수나 물을 많이 먹지 않는게 좋다.
약한 멀미는 숨쉬기를 조절하여도 금방 멎을 때가 있다. 어깨를 뒤로 쭉 펴면서 천천히 숨을 깊이 들이쉬고 어깨를 앞으로 굽히면서 숨을 힘껏 내쉰다. 이런 숨쉬기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한다. 또 멀미가 날때 발목을 움직여 보면 앞뒤로 움직임이 제한되는 쪽이 있다. 그 쪽 엄지발가락을 손으로 쥐고 그것을 발등 쪽으로 뒤집는 것처럼 잡아젖히면서 당긴다. 심하지 않는 멀미가 날 때에는 금방 효과가 있다.
생강을 먹으면 예방·치료효과가 있다. 생강의 매운 맛인 진저롤·쇼가올이 중추신경계를 진정시키고 위 등 소화기관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강은 멀미약과는 달리 졸림도 없다. 멀미를 하면 따뜻한 생강차나 페퍼민트차 또는 이들 성분이 든 사탕과 비스킷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지침도 효과가 있다. 손바닥 전체를 볼펜으로 꼭꼭 눌러주면 어느 정도 진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성인병 환자 특히 주의해야
특히 명절 때에는 앉아서 하는 놀이가 대부분이라 과식에 운동부족까지 겹치게 된다. 심장질환, 당뇨병, 신장질환을 가진 경우라면 단맛이 나는 식혜나 밥·떡 등 탄수화물 음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기류 등의 음식물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손발이 차고 귀가 차고 하품을 하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면 체한 증상이다. 우선 손가락 엄지 검지끝을 일회용 삼릉침이나 잘 소독된 바늘로 따 주고 피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짠다. 그리고 등쪽 목뼈부터 밑으로 등뼈를 따라서 조금 세게 눌러준다. 엄지와 검지사이를 눌러 아픈부위, 팔꿈치 주름 불룩한 곳, 엄지를 검지쪽에 붙였을때 가장 볼록하게 나온 부분을 손가락이나 볼펜끝으로 눌러준다. 뜨거운 물수건으로 배꼽주위를 시계방향으로 돌려주면서 마사지해 준다. 가볍게 걷는게 좋으며 음식은 배고픔을 느낄때까지 먹지 않는게 좋다. 매실차나 감식초를 따뜻하게 조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명절 증후군을 극복하라
주부들은 설이 되면 연휴 내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집 안팎을 청소하고 차례음식을 준비하는 등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주부들에겐 1년 중 가장 강도가 높고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하는 때가 이때다. 주부 스스로 명절 연휴기간 중 틈틈이 휴식을 취해서 피로를 줄여야 된다. 일을 할 때도 주위 사람들과 흥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쌓이지 않도록 한다.
또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설거지를 도와 주거나 자녀들을 직접 돌봐주는 것이 좋다. 연휴 중 하루는 아내를 위해 투자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몸에 미열이 나고 무겁고 식욕이 없고 짜증이 많이 나는 것은 명절동안의 과로로 몸의 기혈이 허약해진 상태이다. 자연스럽게 주먹을 쥐었을 때 3, 4번째 손가락 끝이 만나는 부위인 노궁혈을 자극하거나 발바닥의 움푹 들어간 부위를 자극하면 기운이 살아나고 정신이 맑아진다. 가벼운 걷기나 달리기로 운동을 해주고 족욕이나 반신욕 등으로 땀이 날 정도의 목욕을 해주면 기혈이 순환을 도와서 회복을 쉽게 해준다.
#안전사고 조심
설을 전후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가 어린이 화상이다. 음식 장만이나 난방을 위해 여러 화기를 집안에서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된장이나 감자를 붙이는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은 절대 금물이다. 화상연고를 비롯한 약을 바르는 일도 가능하면 안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응급처치는 약하게 흐르는 찬 수돗물이나 찬물에 적신 깨끗한 수건을 계속 갈아 덮어 주면서 상처를 한동안 식혀주는 일이다. 단지 피부가 빨갛게 보이는 1도 화상의 경우에는 이런 응급처치만으로도 깨끗하게 나을 수 있지만 물집이 잡힌 2도 화상이나 피부가 하얗게 변한 3도 화상은 충분한 시간동안 찬 물로 식혀준 다음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전기밥솥 등에서 나오는 수증기 화상은 처음에는 별로 심하지 않아 보여도 깊은 화상인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시 일상속으로
연휴 기간동안 피로도가 어느 때보다 많이 쌓일 가능성이 높다. 명절 연휴 여파로 생활리듬이 깨져 몸에 피로가 쌓이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이 많고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노는 것도 힘들다'는 말이 있듯이 이는 장거리 여행과 각종 일에 시달려 피로가 누적된데다 평소와 다른 환경에 노출돼 정신적으로 흥분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 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좀 여유있게 집으로 돌아와 휴식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좋다. 늦게 자더라도 다음 날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잠에서 깬 뒤 계속 뒤척이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낮에 영 졸립다면 30분 이내의 토막 잠을 잔다.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생체리듬을 빨리 회복하는 데 좋다.
여성의 경우 명절 기간 중 과도한 노동과 시댁 식구와의 보이지 않는 알력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명절 후 일시적으로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가족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픽/백유진기자·persona796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