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1일 일본의 '독도 도발' 문제를 놓고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협력하라”, “독도문제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양당은 마침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방한하는 이날 독도문제에 대한 '초당적 대처' 문제를 놓고 가시돋친 설전을 벌여 자칫 일본의 노림수에 말려들어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일본의 독도 도발 대응방안 협의를 위한 청와대 만찬에 불참한데 이어 동북아역사재단설립 법안 국회 처리를 사학법 처리에 연계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독도문제에 적극 협력할 의지가 있는데 우리당이 근거없이 공세를 펴고 있다며 독도문제를 지방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북아역사재단법 처리 지연과 관련,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독도보다 사학법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냐”면서 “독도문제, 역사 왜곡문제를 다루는데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정 의장은 “일본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가슴이 찔리는 심정”이라면서 “독도는 국민에게 보석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일본 극우파의 의도에 대해 닷새간이나 침묵을 했다”면서 “닷새 이후 나온 언급에도 분노의 정서가 없는 것 같다. 국민과 따로 가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김혁규 최고위원도 박 대표의 청와대 만찬 불참을 문제삼아 “말들은 외교안보에 여야가 없다고 하지만 독도 문제에 대해 분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느낌을 일본에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당은 또 “한나라당은 이중적 태도를 보이지 말고 독도 문제 해결에 동참하라”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회의장에 상영하기도 했다.
 우리당의 이런 공격에 대해 한나라당은 “함부로 폄하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박근혜 대표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청와대 만찬 불참 이유에 대해 “굳이 청와대 만찬에 가서 의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의논할 문제도 아니고, 의논한다고 해서 제2, 제3의 방법이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이나 여당 정치인이 일본에 가서 독도가 이런 이야기(한국 영토)란 분명한 이야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다”고 오히려 비난의 화살을 여권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영토에 관한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영토를 지켜낸다는 원칙 하에 어떤 양보도 있을 수 없다”고 강경 대응을 거듭 주문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정부의 독도수호 의지에 우리당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그야말로 형편없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진수희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여당이 청와대 만찬 불참을 문제삼아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바로 독도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