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거리로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건 우리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웰빙 바람을 타고 '잘 먹고 잘사는 법'은 사회적 이슈가 됐고, 먹거리는 진화와 변신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단연 돋보인 먹거리가 바로 '유기농식품'이다. 호르몬제, 항생제, 유전자변형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이유로 안심먹거리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덩달아 가격이 치솟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흙과 물, 나무 등 자연의 기운을 고루 맛볼 수 있는 건 유기농식품만의 특권이다. 유기농법과 유기농상품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고,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건강한 유기농 식단을 꾸려보자. <편집자주>

#유기농산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유기농법이란, 제초제를 비롯해 살균제, 살충제 등의 농약과 화학비료, 항생제, 가축사료 첨가제 등의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 등을 활용한 농법을 말한다.

이러한 농법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있는 무농약, 저농약 농산물도 통틀어 유기농산물이라고 불러왔으나, 지난 2001년 7월부터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의무인증제가 실시되면서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로 세분화 됐다.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친환경 농업은 미래농업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고,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국민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6월 '국내외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실태 및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 시장이 오는 2010년 전체 농산물 시장의 10%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친환경농산물 인증은 유기농산물 인증이 전체의 약 8.5%를 차지할 뿐, 저농약 농산물 인증(63.1%)과 무농약농산물 인증(28.4%)이 주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저농약인증농가의 신속한 유기·무농약 인증 전환과 유기농업 실천농가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친환경 농산물 육성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차별화된 친환경 농업육성정책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인증실적 위주, 특정 품목에 편중된 인증 육성정책을 펼칠 경우 지역적 특색이 사라질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유기농법 성장과정은 선진국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일반 소매점의 유기농식품 판매 비중이 전문 매장이나 직거래에 의한 판매 비중을 능가하고 있다. 유기농 시장이 틈새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진입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벤치마킹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없이는 국내 유통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수입 유기농산물 및 가공품의 기세를 꺾을 수 없다. 단순히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기가공품 생산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촉구된다.

#유기농상품, 유통업체를 점령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의 산지 발굴부터 상품화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자체 유기농식품 개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강원도 해발 700m에 위치한 화천목장에서 자연 방목한 명품한우세트와 충남태안의 사과명인, 안성의 배명인 등의 명장들과 계약을 통해 엄격히 품질 관리를 한 유기농 과일세트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의 소비트렌드 분석 및 유기농업협회와의 연계 개발을 통해 친환경 식품 전문 브랜드 '푸룸'을 출시했다. 푸룸의 유기농산물은 산지에서 직매입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며, 100여 가지의 채소와 과일, 20여 가지의 잡곡류, 180여 가지에 달하는 가공식품군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풀무원은 친환경 식품 브랜드 '올가'의 상품 영역을 건강기능 식품, 아토피 전용제품, 친환경 소재 생활용품으로까지 넓혀 그 가짓수가 3천여개에 이른다. 대상의 청정원도 유기농(Organic)과 식품(Food)을 결합한 유기농 전문 브랜드 'O'Food'를 개발, 20여종의 상품을 내놨다. 유네스코 지정 생물보존지역(MAB)인 키르기스스탄 이스콜 농장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밀가루, 백두산 기슭에서 자란 유기농 고구마를 원료로 한 당면 등 차별화 된 생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PB상품도 유기농상품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홈에버는 전통가마솥 제조 방법을 재현한 PB상품 유기농 누룽지를 출시했다. 이마트는 전북 임실의 유기농 목장을 선정, 자체 기획한 고급 목장유 '숲골우유'를 선보이고 있다.

이름이 익숙한 식품의 가격이 갑자기 비싸졌다면, 유기농으로 새 옷을 갈아입은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뚜기가 유기농 케첩을, 해표가 유기농 참기름을, 크라운제과가 유기농 크래커를 내놓는 등 식품업계의 유기농 상품 개발이 대세다.

이와 함께 유기농 프랜차이즈 창업 열기도 뜨겁다. '더자연'은 올해 가맹점을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며, '초록마을'은 주요 광역시에서 예비창업주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