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청사내 어린이집을 통해 수두에 감염된 여직원의 낙태 사실에 대해 '이상 및 책임이 없다(경인일보 2월21일자 16면 보도)'고 밝힌 시와 위탁기관의 입장과 달리 수두가 임산부에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손영모 교수에 따르면 임부가 제2군 법정전염병인 수두에 감염되면 면역체계 변화 및 자궁크기 증가 등에 따른 합병증으로 중증의 폐렴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임신초기 수두에 감염되면 태아가 선천성 수두에 걸려 피부흉터나 기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근육형성 부전, 중추신경계 소뇌증, 지능발달 지연, 괄약근 기능부전, 안구 백내장, 맥락망막염, 소안구증 등 태아수두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손 교수는 "임신 13~20주에 VZV(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cella-zoster virus)에 감염되면 2%, 0~12주는 0.4%가량 태아가 발병하게 된다"며 "선천성 수두를 앓은 경우 영아기에 대상포진이 나타날 수 있고, 13~24주에 선천성 수두 감염을 앓은 경우 0.8%, 25~36주에는 1.7%에서 영아 또는 소아시기에 대상포진이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분만에 근접해 산모가 수두에 걸리면 신생아 중 17~30%가 심한 수두를 앓게 되며, 이때 치료하지 못하면 30%의 치사율을 보인다"며 "수두는 전염력이 강해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확산 우려가 높아 집단 환자발생시엔 격리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에 사전조사를 한 전국민주공무원노조 화성시지부도 같은 견해를 내놨다. 노조 시지부는 지난해 12월 여직원 낙태 당시 의학계에 자문을 구한 결과 임신 3개월전에 수두에 걸렸을 경우 기형아 출산 확률이 90%선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수두는 면역저하자인 임부가 특히 잘 걸리며 치사율도 높지만 태아에 미치는 영향탓에 약도 제대로 못쓰는 등의 심각한 질병"이라며 "사정이 이런데도 '감기와 같다', '책임·문제가 없다'고 한 위탁기관 교수의 문제의식에 기가 찰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시는 H어린이집 등에 대해 기관경고를 하는 한편 시 직속·부설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성 전염병 검사를 시행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불안감을 방증하듯 이날 화성시청은 여직원들을 중심으로 웅성거리는 등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화성시청 어린이집 파문 의료계 입장 밝혀 "수두감염 임부·태아에 치명적"
민공노시지부, 시·위탁기관 책임회피 비난
입력 2008-02-21 21: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8-02-22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수두감염 임부 낙태 '설상가상'
2008-02-20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