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님께. 저는 수원에 사는 고 1짜리 남자아이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요즘 사람들 살기 힘들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느 정권에서도 '요즘 살기 좋아졌다'라든가 '살맛 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언제나 우리는 살기 힘들었고 그 모든 불만들이 항상 대통령께로 향했던 것 같아요. 국민들이 오로지 경제를 살려달라고 이 대통령님을 뽑았기에 부담감이 크실 줄 압니다.

대통령님! 분명히 전보다는 경제적으로 나아졌다고 하는데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만족감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만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요즘 길을 가다보면 대리운전 광고와 대리운전 기사를 모집하는 전단지가 즐비합니다. 실제로 제 주위에도 대리운전을 하는 아줌마들이 많이 늘고 있어요. 밤에 술 취한 사람을 태우고 자기 집까지 데려다주는게 어디 쉽겠어요? 어떤 여자가 밤에 그런 일을 하고싶어서 하겠습니까?

하지만 아이들 학원 보내려면 주부들이 일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어디 아줌마들을 취직시켜주는 데가 있어야지요. 백화점, 대형마트 점원이나 식당 종업원이 대다수이지요. 그나마 그것도 없어서 못할 지경입니다. 정말 요즘같이 남편 혼자 벌어서는 애들 학원 절대 못보냅니다. 그럼 왜 자녀들을 꼭 학원을 보내야 하냐구요?

요즘 학교에서는 학원수준을 고려해서 진도를 나가는게 보통입니다. 내 자식을 학원 안보내면 다른 아이들을 못따라 가게 되고 결국 공부못하는 아이들은 왕따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새 정권이 출범하고 영어몰입교육이다 뭐다 말이 많아서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저는 아이때문에 걱정입니다. 부디 사교육비가 많이 안드는 정책을 세워 주시고 서민들의 피부 물가를 꼭 잡아주세요.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2008년 2월25일 주부 정혜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