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와 함께 취임식 시작 9분 전인 오전 10시51분께 단상에 도착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이른 시간인 10시40분쯤 단상에 올랐고 이어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순으로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인 10시58분께 중앙 단상에 올라 활짝 웃는 모습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순으로 악수를 했고, 전직 대통령들도 밝은 표정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했다.
퍼스트 레이디 '바통'을 주고받게 된 김윤옥 여사와 권양숙 여사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으며 김 여사의 연녹색 두루마기와 권 여사의 분홍색 두루마기가 묘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들은 첫 발을 내딛는 이명박 정부에 덕담을 건네며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 그러나 10년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진데 따른 희비를 반영하듯, 온도차도 감지됐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단에 오르면서 "잘 해주길 바라고, 또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지원하기도 했었으니까"라며 남다른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국민이 바라는 염원을 잘 파악해서 국정을 잘 이끌어갈 것을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해 주리라 믿는다"고 언급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오는 28일 자신의 측근들이 주최하는 '평화적 정권이양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줄 것을 주문하는데 방점을 뒀다. 97년 정권 교체에 성공했으나 10년만에 정권 교체를 맞게 된 김 전 대통령으로선 행사에 참석한 나머지 두 전직 대통령과는 소회가 다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보혁간에 평화적 정권교체 속에 대통령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한다"며 "안으로는 중소기업과 서민층을 보살피고 남북관계에서 화해 협력을 증진시키면서 밖으로는 6자 회담의 성공에 협력해서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최경환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단상엔 이 대통령 내외가 중앙 왼쪽에,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그 오른쪽에, 그 뒤편에는 김대중·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