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과 사별한 후 지난해 재혼한 A(40·여)씨는 그동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때문에 겪었던 남모를 고통을 한 순간에 덜어내고 웃음을 되찾았다.

새 남편과 서로 성(姓)이 다른 아들이 학교생활에서 혹 상처라도 받게될까 전전긍긍했지만 올해부터 새롭게 바뀐 호적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돼 일거에 고민이 해결됐기 때문.

올 1월 1일부터 호적제를 대신해 가족관계등록제가 시행되면서 재혼 가정 자녀들의 '자의 성과 본의 변경 허가'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27일 수원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가족관계등록제 시행 이후 지금까지 수원지법 관내에서만 626건이 접수돼 이중 37건이 인용, 기각 3건을 제외한 557건이 계류중이다.

이 가운데 단순한 '성·본 변경'이 70%정도이며 나머지는 친부와의 친족 관계가 완전히 소멸돼 상속권마저 없어지는 '친양자입양신청'이 3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원에 성 변경이나 입양 신청을 하면 한 달이내에 재판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 최근에는 자녀들의 성을 바꾸려고 상담하는 사람들만 하루평균 20여명이 법원 민원실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