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곡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사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폐업하는 낙농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3일 화성시 봉담읍 상리 한 축사에서 농민이 착잡한 표정으로 소들을 바라보고 있다. /전두현기자·dhjeon@kyeongin.com
경기도내 낙농가들이 사료값 급등, 원유 납품단가 제자리, 우유 소비 급감 등 삼중고로 인해 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

3일 도내 낙농가 및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국제 원유값과 곡물가격 등이 폭등하면서 사료값은 지난 한해동안 무려 40% 가까이 오르는 등 매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게다가 약품, 인건비 등도 상승일로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낙농가에서 유가공 업체에 납품하는 원유값은 유질 등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5년전 가격 그대로인 1㎏당 720~760원선이다. 유질이 최하 판정을 받을 경우 350~400원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어 생산원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간 계약생산 납품량(쿼터량)이외의 과잉생산량의 경우 정상납품가의 절반값에 납품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가평 낙농가들의 경우 현재 76농가(3천421마리)에서 하루 4만9천㎏을 생산, 이중 빙그레우유에 1만4천㎏을, 서울우유에 3천300㎏을 1㎏당 최저 720원에서 최고 760원에 각각 납품하고 있다. 이에따라 가계 수입이 전무한 낙농농가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평읍 개곡리에서 2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김모(55)씨는 "사료값은 계속 오르고 원유 납품가는 동결되는 현재의 구조가 계속되면 수년안에 도산하는 낙농가가 속출할 것"이라며 "낙농가의 생계 안정을 위해서라도 현실적인 가격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사육마리수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포천시 낙농가(348농가, 1만7천660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볏짚이나 풀사료 등 대체사료를 사용하면서 다른 지역 낙농가에 비해 적자폭이 적은 편이지만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체사료를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조사료(미국산 건초)는 수입쿼터로 인해 30%이상 가격이 급등했으며, 전체 사료 사용량의 10%수준에 불과해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화현면에서 젖소 65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양모(46)씨는 "사료값 인상전에는 사육에 지출되는 비용이 수입대비 6대 4정도였으나 현재는 8대 2로 높아졌다"며 "현재 월수입이 300만원 가량인데 인건비, 장비 감가상각비, 대출이자, 전기세 등을 제하면 실수입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전국에서 낙농가수가 가장 많은 화성시의(600여농가) 경우 지난해에만 30~40농가가 폐업하는 등 더 심각한 수준이다.

박응규 화성시낙농발전협의회장은 "지난 90년대초만 하더라도 화성 축산농가는 무려 3천여가구에 이르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며 "정부 차원에서 축산안정기금 등을 조성, 사료 등 각종 원자재 상승시 탄력적으로 보전해 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