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제휴 만이 살길(?)' 신용카드 1억장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해 기준 경제활동인구 1인당 3.8장 정도를 보유하고 있고, 어느새 하루 결제액이 1조원을 넘길 정도로 신용카드 사용이 활성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발급된 신용카드는 8천715만8천장, 체크카드는 3천934만6천장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고치인 2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2003년 162조원, 2004년 164조원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2005년 192조원, 2006년 221조원에 이어 지난해 254조8천32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과소비에 따른 경계로 체크카드가 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신용카드는 이미 현금과 더불어 보편적인 소비수단으로 정착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성인이라면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더이상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힘든 국내 카드사들은 제휴 마케팅에 공을 들이며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세대들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에 공을 들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특화카드 공략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돈을 많이 쓰는 곳이라면 어디든 카드사들의 제휴마케팅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신용카드 보급 초기부터 있어온 영화관 제휴는 물론이고 얼마전 과당경쟁 논란까지 불러온 주유할인 등은 이제 기본이다. 얼마 전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할인마트를 겨냥한 다양한 카드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더니 최근에는 카드사와 휴대전화사까지 동참한 다각적인 제휴마케팅까지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회원수 3천만명에 가맹점수 232만곳을 자랑하는 BC카드는 다양한 고객의 욕구에 맞춰 성별은 물론 연령별에 이어 지난해 요일별로 특화한 'BC 레인보우 카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고객들의 소비 성향을 감안해 요일별로 각기 다른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 예컨대 가족 단위로 외식을 많이 하는 일요일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할인 혜택을 주고, 서점가를 찾는 빈도가 높은 월요일에는 책 구입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BC카드는 지난해 12월 오픈된 문화공연 특화서비스인 프라운지 서비스를 통해 회원들에게 양질의 문화공연을 보다 저렴하고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비씨카드가 CJ엔터테인먼트와 제휴,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교류가 활발하고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해지자 비씨카드는 중국은련(China Union Pay)과의 국내 최초 제휴카드인 '비씨 中國通 카드'를 발행했다.

최근 카드사에는 실버마케팅 바람도 거세다. 또 KB카드는 실버세대를 겨냥한 특화카드를 내놓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KB카드가 발급하는 국내 최초 실버전용상품인 '골든라이프카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병원 이용 시 5% 할인, 연 1회 무료 건강체크, 무료 보험 가입 서비스 등 다양한 건강 관련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국민연금공단과 제휴해 실버세대 전용 '국민연금 뉴라이프(New-Life) 신한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국민연금(만 60세 이상)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이 카드는 전국 병원ㆍ한의원ㆍ약국 3개월 무이자할부, 건강검진 우대, 간병인 서비스 5% 할인 및 3개월 무이자할부 등의 부가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가장 최근엔 현대카드까지 가세해 학원과 병원, 약국 등에서 실용적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대카드 H'를 내놨다. 가족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에서 '홈'(Home)의 머리글자를 딴 이 카드는 전국의 모든 병·의원과 한의원, 유치원과 입시·보습·외국어 학원 등에서 5~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 요금을 자동이체할 경우 월 최고 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고,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4대 할인점에서는 5만원 이상 결제 때 3천~6천원 싸게 살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에서는 ℓ당 40원씩 주유 할인을 받으며, 롯데월드 등 전국 주요 놀이공원에서는 자유이용권을 반값에 살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한은행, 경기도 및 경기관광공사, CTL네트웍스 등과 함께 경기도 지역 특화카드인 '신한 땡큐(Thank You)카드'를 내놓으며, 지역특화 마케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최근 두 가지 특화카드를 내놓고 있다.

자녀양육 특화카드인 '맘앤데디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자동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보AXA 롯데카드'를 내놓았다. '교보AXA 롯데카드'는 교보AXA자동차보험의 자동차보험료와 상해보험료를 결제할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젊은층들이 커피전문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점을 착안, 커피제휴카드를 내놓아 짭짤한 재미를 봤다. 또 SK네트웍스와 제휴해 차량 정비 및 주유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자동차 관련 특화 카드인 '하나N스피드메이트카드'를 최근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특화상품 개발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며 "타 업종과 제휴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카드를 만들어 카드 사용을 더욱 확대시키고 제휴업종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