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며 당 공천 상황에 직격탄을 날린데 대해 주변에서는 영남권 공천을 앞두고 사실상 공개적인 '최후통첩'을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한선교, 이규택 의원 등 측근들의 공천 탈락 이후 칩거에 들어간 박 전 대표가 엿새만에 입을 열고 현상황을 '사감정이 개입한 공천'으로 규정하며 "국민이 공정하게 되지 않다고 느낀다면 신뢰는 깨지는 것"이라고까지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은 현재까지의 공천상황에 대한 불만과 함께 마지막 경고를 담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 측근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당내 화합이 어렵다. 사실상 신뢰는 깨졌다고 이야기한 것 아니냐"며 "약간의 여지를 남기기는 했지만, 이런 식의 공천이 계속된다면 향후 영남권 공천을 지켜보고 상당히 중대한 고민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박 전 대표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영남권 50% 물갈이 합의'와 관련해 정색하고 "(누구와 합의했는지) 밝힐 수 없다면 우리한테 다 뒤집어 씌우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격분한데 대해서도, 영남권 공천을 앞두고 술렁이는 내부를 잠재우는 한편 이명박 대통령측에 '보복공천'이 자행될 경우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한 핵심 측근은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다 뒤집어 쓰는 것 아니냐. 완전히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전략"이라며 "박 전 대표가 가만히 있었으면 당장 우리 쪽에서 배신당했다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측근들은 "공천과 관련해 분명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그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카드를 제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물론 이들은 모두 일단 영남권 공천을 지켜본 뒤 박 전 대표의 추후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본인이 거론했듯 계파를 떠나 원칙과 기준에 따른 공정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구체적으로 "BBK를 얘기한 사람은 안된다", "아무 문제없는 사람을 떨어뜨렸다"는 등 본인이 불공정하다고 거명한 사례가 실제 발생한다면 강한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친박 의원은 "이 마당에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살리라고 할 수가 있겠느냐"면서 "큰 틀에서 원칙과 기준이 지켜지고,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