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철가루를 수입해 자동차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S사(평택시 송북동)는 최근 급등하는 환율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초까지만해도 100엔당 830원대를 기록하던 엔화 환율이 3월부터 930원대로 급등하더니 이제는 1천60원대를 넘어서 2달만에 20%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해야 하는 원자재의 양이 연간 6억엔에 달해 이 업체의 경우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1억2천억엔(한화 약 12억7천여만원)의 생산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및 환율 상승으로 현재 완성차 업계에 납품 단가를 인상해 달라는 요구를 해놓은 상태지만, 이런 추세라면 이마저도 소용이 없을듯 하다"고 푸념했다.

가공된 미국 자두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T사(고양시 일산동구)도 운송비 및 원자재비 상승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태에서 환율마저 올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입비로 10만달러를 송금할 경우 두달전만 해도 9천300여만원이 들었지만 이제는 1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처지로 소비자 가격을 올릴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경기도내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채산성에 타격을 받아 적자 생산까지 감행하고 있다.

17일 수출보험공사 경기지사, 무역협회 경기지부 및 한국수입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잇달아 인상되고 있는데다 달러 및 엔화 환율마저 모두 1천원대를 넘어섬에 따라 도내 생산업체들이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수입원자재 가격을 종합해 산정하는 '코이마지수'는 2월에 325.43포인트(기준치 100)를 기록, 지난 1월보다 7.47포인트 상승하며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환율 역시 두달 사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연초의 적정 환율에 맞춰 경영 목표를 세웠던 기업들의 애로가 커지고 있다. 원료 구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항공, 철강, 정유 업계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윤이중 무역협회 경기지부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최근의 환율 폭등까지 겹쳐 도내 기업들의 애로가 위험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내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적인 해외 원자재개발 등 적극적인 방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