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아냐. 여기서 바로 사형시켜야 돼."
이혜진(10), 우예슬(8)양 살해 사건의 피의자 정모(39)씨의 현장검증이 실시된 지난 22일 오후 1시1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정씨 집 주변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민 300여명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은 다급히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전·의경 8개 중대 800여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정씨가 도착해 집으로 들어가는 동안 정씨를 응징(?)하려는 성난 주민들과의 실랑이는 불가피했다.

가까스로 집에 들어선 정씨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혜진·예슬양을 대신해 준비된 마네킹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하고 화장실로 끌고가 도구를 이용해 훼손하는 과정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정씨가 집안에서 훼손한 시신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나오자 일부 성난 주민들은 돌과 계란 세례를 퍼부으며 한동안 정씨를 막아서 경찰과 몸싸움까지 빚기도 했다.

특히 정씨가 집에서 1차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동안 이양의 어머니(42)와 삼촌들이 달려와 "얼굴만이라도 공개해라"라며 오열했고, 결국 정씨가 경찰의 보호속에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자 소리를 지르며 300여m를 뒤쫓아 가다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정씨 집에서 1차 현장검증을 마친 뒤 오후 3시께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IC 인근 야산과 시흥 군자천에서 시신유기 과정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