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사 간부를 이사로 선임하는 방법으로 학교부지 매각을 시도, 물의를 빚었던 의정부의 한 학교법인(경인일보 2007년 5월3일자 19면 보도)이 최근 법인재산 일부가 횡령되거나 전용된 사실이 드러나 경기도교육청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 학교법인의 정상화를 위해 최근 파견된 임시 이사진은 이같은 횡령사실을 확인, 법인 관계자들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나 법인측은 일체의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의정부 Y학원 임시 이사회는 지난 2월 '2007~2008년도 Y학원 법인 예산서'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법인재산 일부가 특정 개인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이사회측은 "Y학원 소유의 건물 임대 보증금 1억6천여만원이 법인 회계에는 명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보증금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며 "이 돈이 개인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심의과정에서 ▲지난 2007년 '잡비' 명목으로 700만원이 이사회 의결도 없이 지출된 사실과 ▲'임대 보증금 환급금' 명목으로 법인비에서 1천400만원이 지출된 점 ▲근거 없이 판공·홍보비 등이 지출된 사실 등을 밝혀냈다.

이사회 관계자는 "매년 근거없이 애매한 지출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법인비 가운데 일부가 잘못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사회측은 "이처럼 예산 전용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Y학원측이 임시 이사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가 하면 관계자 진술을 거부하는 등 예산·회계 감사 활동에 전혀 협조하지 않는다"며 지난 21일 도교육청에 정식감사를 의뢰했다.

이사회는 교육청에 보낸 'Y학원 법인비 및 빌딩임대보증금의 회계 집행 부정에 대한 감사 의뢰'라는 제목의 공문에서 "최근 2년간 법인 세입 예산서를 검토한 결과 (Y학원측이) '임대 보증금' 항목을 하나씩 지워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회계 활동을 하고 있다"며 "별도의 자체 감사 기능도 마비된 상태여서 학원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도교육청의 정식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감사에 나섰다"면서 "Y학원측이 이사회에 회계 결과 보고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면 시정조치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