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질병, 폐암이 우리 이웃을 습격(?)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사망 원인 1위는 암(27%)이다. 이 중에서도 폐암 사망률은 지난 10년전보다 약 1.5배 정도 높아졌다. 발병률도 2002년 이후, 간암을 제치고 2위로 올랐다. 발병률에서는 위암에 이어 2위지만, 사망률에서는 1위라는 사실, 즉 흔한 병이면서 가장 치명적인 질환이 된 셈이다.


폐암은 말기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조용한 살인자'로 통한다. 환자 10명 가운데 1∼2명이 생존하며 수술을 하는 경우 40%에 가까운 환자들에게서 재발한다. 매년 130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120만명이 사망한다. 이는 유방암·대장암·전립선암 사망자 수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 폐암이란

폐암은 폐 및 기관지에서의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으로 인해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폐암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그 사망률 또한 계속적으로 증가하여 2000년도부터는 이미 암에 의한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은 주로 한쪽 폐로부터 시작하여 임파절, 그리고 폐 내의 다른 조직들로 전이되고, 결국은 양 폐 모두로 확산되는데, 임파절이나 혈액을 통하여 몸 전체로도 확산될 수 있다. 폐암이 잘 전이되는 장기로는 뼈, 뇌, 간, 부신, 신장, 심장 등이 있다. 폐에서는 암 조직이 몇 년 동안 자라오고 있어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별다른 통증 없이 상당히 진행될 수도 있다.

# 폐암의 원인

폐암의 발생원인으로는 대기오염, 방사선에 대한 노출, 유전적인 소인 등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있다. 근래 폐암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흡연의 보편화와 흡연인구의 증가로 인한 것이며 현재 폐암 발생 원인의 90% 이상이 흡연에 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흡연자의 배우자는 30%, 자녀는 2배이상 폐암 발생확률이 증가하며 하루 2갑이상 흡연시 22배, 1갑 정도 흡연일때는 11배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 폐암의 증상

폐암 환자는 주로 50, 60대의 성인으로 담배를 많이 피운 사람이다. 하지만 젊은 남자와 흡연력이 없는 여성에게서 폐암이 생기는 것도 드물지는 않다. 폐암 환자들의 5~15%는 별다른 증상이 없이 발견되기도 한다.

아무런 증상 없이 정기신체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초기인 경우도 있지만 수술을 못할 정도로 진행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폐암의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등의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 증상이 가장 흔하다. 또한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든지 호흡 곤란증, 흉통,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는데 이 같은 경우는 대개 폐암이 이미 진행된 경우이다. 증상은 종양의 위치나 크기, 전이 여부에 따라 각각 다르며, 여러가지 증상이 동시에 생길 수도 있다. 폐암의 대표적인 증상인 '계속되는 잦은 기침'의 증세를 보일 때도 종종 감기나 기관지염 또는 알레르기로 오인되기도 한다.

# 폐암의 진단 및 치료

폐암도 조기에 진단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완치 될 수 있다. 그러나 폐암은 조기에 진단하기 가장 어려운 암 중의 하나이다.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효용성을 널리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CT 촬영과 기관지 내시경검사 및 객담검사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진단되는 전체 폐암 환자 중 완치되는 환자는 15%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폐암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폐암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서 만이 가능하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흉부 X-선 촬영검사, CT 및 MRI 촬영 검사, 조직검사 등을 통해 폐암인지 여부를 가려내며, 그 진행정도 등을 판단한다.

대부분 항암제 치료를 시행하며, 국소적인 경우에는 외과적 절제를 시행할 수도 있다. 추가치료로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 폐암의 예방법

폐암의 대부분은 흡연과 관련된 만큼 금연은 가장 중요한 폐암의 예방법이다. 특히 폐암의 발병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이 흡연을 하면, 폐암의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최근에 청소년의 흡연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흡연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폐암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청소년의 흡연을 줄이려는 사회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금연 후에는 폐암 발생의 위험이 줄어들지만 지난 흡연에 의한 폐암 발생의 위험성이 20~30년 지속되므로 흡연자 또는 과거 흡연자는 호흡기 증상의 변화가 있으면 즉각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이 요구된다. 최근에 시행하고 있는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고해상도 CT 검사가 많은 도움이 된다.

■ Q&A "금연땐 발병위험률 '뚝' / 비흡연자가 치료도 잘돼"

담배를 끊으면 흡연관련 폐암위험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나?

담배를 끊기만 하면 폐암위험은 줄어든다. 지금 50세인 사람이 평생 담배를 피우다 오늘 끊는다면 폐암위험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지금 30세인 사람이 줄곧 피워온 담배를 지금 끊을 경우 폐암위험은 거의 완전히 사라진다.

평생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폐암에 걸렸다면?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유전적으로 폐암의 소지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세포에 있는 그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종양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환경요인으로 대표적인 것이 라돈가스 노출이다. 미국 암학회는 라돈가스가 제2의 폐암위험 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구토양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방사선가스인 라돈가스 노출량은 주택에 따라 다르며 15개 주택 중 하나 꼴로 방출량이 지나치게 많다고 한다.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라돈가스를 측정하거나 집에 라돈가스 계량기를 설치하도록 전문가들은 권한다.

흡연과 관련이 있는 폐암과 관련이 없는 폐암은 어떻게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폐암환자가 담배를 피운 폐암환자보다 예후가 좋다는 것이다. 이는 비흡연자가 흡연자보다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 치료가 잘 듣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암의 생물학과는 관계가 없고 환자의 생리학과 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폐암위험에 남녀간 차이가 있나?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전체적인 폐암 발생률은 남성이 높지만 비흡연 여성이 비흡연 남성보다 폐암 발생률이 훨씬 높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라돈가스 노출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폐암위험이 높을 수 있다.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흉부외과 조덕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