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당 조 순(趙 淳) 대표최고위원이 24일 정계입문 2년8개월만에 당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감으로써 정치일선에서 '퇴장'했다.

지난 95년 지방자치선거에서 초대 민선시장으로 당선된 후 97년 8월 이기택(李基澤) 씨가 이끌던 민주당의 총재와 대선주자, 이후 한나라당 총재와 명예총재, 민국당 대표최고위원 등 정상을 질주해 온 조 대표의 '신통력'이 일단 날개를 접은 것이다.

그의 '2선후퇴'는 지난 2월 한나라당 공천파문과정에서 서울 종로공천을 반납하고 뛰쳐나와 신생 민국당을 선택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또 총선을 앞두고 고향인 강원도 강릉과 서울 종로출마를 놓고 갈팡질팡하면서 당 간판으로서의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당의 침체를 가속화했다는 가시돋친 비난을 샀던 점도 그의 정치적 명운을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조 대표는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총선 패배의 원인은 당수의 불민(不敏)과 부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심이 천심임을 가슴 깊이 되새기겠다"는 말로 대표직 사임의 변을 대신했다.

조 대표는 "이제 정치활동을 줄이는 것이지 정계를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며 백의종군'의 의지를 다졌으나, 그의 정치적 재기는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한 쉽지 않은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