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미국에선 지금, 50세 이상 미국인중 약 1천500만명이 안과 질환인 '황반변성' 환자이다. 또 2030년이면 그 수가 1995년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이미 65세 이상 인구의 1.7%가 황반변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노화에 의해 망막의 황반이 산화되고 시세포가 서서히 죽다 결국은 실명에 이르게 되는 황반변성.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황반변성 자가진단 방법과 황반변성의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황반이란?

황반은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시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망막의 중심 부위로 이곳에는 엽황소가 풍부하여 약간 노랗게 보인다. 사람이 보는 기능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는 황반부는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중 특히 추체가 밀집되어 있고, 중심시력(Central vision)을 담당하여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눈의 기관 중의 하나이다.

#황반변성이란?

노란색의 원반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 황반이라는 곳에는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시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황반에 이상이 오면 곧바로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황반도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노화현상과 함께 질병이 찾아오는데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이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황반내에 시세포와 시신경들이 죽게 되고 망막층에 산소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있는 맥락막이라고 불리는 혈관층에서 신생혈관이 자라나게 된다. 이 신생혈관은 마치 암세포의 혈관처럼 망막층까지 뻗어나가 망막세포를 파괴하고 출혈을 일으키며 결과적으로 시력을 앗아가는 것이다.


#황반변성의 증상

만약 황반변성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시력이 빠르게 저하되어 많은 환자들이 진단 후 2년 내로 실명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다가, 나중에는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을 볼 때 특정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고, 물체가 찌그러져 변형되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시력의 중심부로부터 손상되기 때문에 사람이나 사물을 제대로 보는데 큰 지장을 받게 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정기 검진과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황반변성의 유무를 간단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둑판무늬 그림을 보는 것. 정상이라면 바둑판무늬가 똑바르지만 황반에 이상이 생겼다면 휘거나 구부러져 보일 것이다.

#황반변성 치료법

황반변성의 치료는 크게 3가지로 레이저 광응고술과 광역학 치료, 항체주사 치료법이 있다.

레이저 광응고술은 이미 생긴 신생혈관에 높은 에너지의 레이저광선을 쪼여서 신생혈관을 파괴하는 방법인데, 주변의 정상망막조직까지 같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서 극히 일부 제한된 경우에만 사용되고 있다. 반면 광역학 치료는 베르테포르핀이라는 광감작물질을 주사한 뒤에 약한 레이저를 맥락막 신생혈관에 조사하여 신생혈관만을 선택적으로 없애는 방법이다. 이러한 광역학 치료는 시력저하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지막 방법인 항체주사 치료라 불리는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유리체내 주사법은 시력저하의 원인인 맥락막 신생혈관을 만드는 근본 원인인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자체를 무력화 시키는 항체를 유리체내에 주사하여 맥락막 신생혈관을 쇠퇴 시키는 치료방법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 중에 가장 시력 개선의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고가인 것이 단점이다.

#황반변성 예방법

망막은 우리 몸에서 가장 산소 소모량이 많은 부위로, 두뇌의 산소 소모량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우리 눈은 태어남과 동시에 빛에 노출되기 시작하여 광자(光子)에 의해 끊임없이 충격을 받게 된다. 긴 파장을 갖는 적색, 적외선에서 나온 광자에는 눈의 조직이 저항성을 가지나, 짧은 파장을 갖는 파란색, 자색, 자외선에서 나온 광자에는 눈의 조직이 쉽게 반응을 일으킨다. 이 반응이 바로 산화과정으로 활성화 산소를 생산하여, 이 활성화된 산소가 망막세포에 해를 주어, 황반변성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산화제를 섭취하여 이 활성화 산소를 없애는 것이 이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건강한 조직은 내부에 비타민 E, C, 글루타치온 등의 항산화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백내장 예방법과 같이 황반변성 또한 빛에 장기간 노출을 피할 것을 권한다. 자외선차단렌즈는 눈에 자외선이 조사되는 것을 방지하여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계란·시금치·옥수수 "많이많이" 루테인·지잔틴함유… 황반변성 예방효과

계란과 시금치 등의 잎이 많은 녹색 채소속에 함유된 두 종의 영양소가 노인들에서 가장 흔히 시력상실을 유발하는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립암연구소 산지오반니 박사팀은 60~80세 연령 4천519명을 대상으로 최근 6년간에 걸쳐 식습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루테인과 지잔틴 두 종류의 영양소를 포함한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했던 상위 20%의 사람들이 가장 적게 섭취한 하위 20% 사람들에 비해 황반변성이 발병할 위험이 35%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과일이나 채소의 노란색을 띠게 하는 카로틴인 루테인(Lutein)과 지잔틴(Zeaxanthin)이 눈에 해로운 단파장 빛을 걸러내고 눈의 망막 중심 즉 황반부에 대한 다른 손상을 막아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루테인과 지잔틴을 많이 함유한 식품은 계란, 시금치, 상추, 케일, 순무잎, 브로콜리, 옥수수 등이 있다.

한편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노화함에 따라 이 같은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흡연이나 비만이 이 같은 위험성을 더욱 높인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 병원 안과 지동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