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를 통해 수도권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수도권규제 개·폐 문제가 여야 지역정치권의 무관심과 비협조로 표류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지방선거 참패 분위기에 휩쓸려 수도권종합발전대책 마련에 손을 놓은 상태이다. 반면 한나라당 지역의원들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제1공약인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 공약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협조에 미온적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맞서 수도권발전특위(위원장·정장선 의원)를 구성하고 산하에 경기, 인천, 서울발전위원회를 설치해 지역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규제완화와 관련한 정책협의를 벌였다. 그 결과 당정은 지난 3월 '수도권종합발전대책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선거용'이라는 야권의 반발로 선거 이후로 발표를 미룬바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수도권발전대책 추진력이 사실상 소멸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선거 이후 수도권특위는 물론 지역별 위원회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회의도 열지 않았다. 한 특위 관계자는 “선거이후 회의를 단 한번도 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수도권발전 문제를 꺼낼만한 당내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측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3월 당시에도 뚜렷한 수도권발전정책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선거이후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수도권발전정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도 수도권종합발전대책과 관련한 당정협의 일정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특위나 지역위원회 유지 조차도 불투명해 여권의 수도권정책이 사실상 실종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정책 대응에도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 당선자가 수정법 폐지와 '대수도론'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정작 비수도권 광역단체장과 '대립전선'만 형성한채 구호에 그치고 있는데다 오는 7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까지 겹치면서 수도권 규제 대응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김 당선자는 최근 '대수도론'을 새롭게 내세우며 도내 의원들에게 대정부 압박을 촉구했지만, 도 출신 의원들은 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며 전략적 접근을 요구하는 등 수도권 정책 대응이 헛바퀴를 돌고 있다.
정치권, 수도권규제 완화 '시큰둥'
입력 200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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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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