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의 '입주자'가 4.13 총선을 거치면서 대폭 물갈이된다.

이번 국회부터 의원정수가 299명에서 273명으로 줄어든데다 각 정당의 공천 및 총선과정에서 떨어진 의원들이 무려 137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1층에서 7층까지 299개 의원 사무실 중 주인이 가장 많이 바뀌는 층은 여야 중진들이 대거 몰려있어 이른바 '로열층'으로 불려온 2층이다.

지난 15대 국회에서 2층을 무대로 의정활동을 펴왔던 40명중 불과 35%인 14명만이 생환, '마(魔)의 층'이 돼버렸다.

국회의장 출신의 황낙주(黃珞周.한나라당), 국회부의장을 지낸 오세응(吳世應.자민련) 신상우(辛相佑.민국당) 의원을 비롯, 조 순(趙 淳.민국당) 조세형(趙世衡.민주당) 권익현(權翊鉉.한나라당) 박철언(朴哲彦.자민련) 의원 등이 2층에서 명패를 떼게 됐다.

또 중진들이 선호했던 7층에서도 모두 45명 가운데 21명만이 살아남아 생환율이 47%에 그쳤다.

민주당 김봉호(金琫鎬) 박정수(朴定洙) 권정달(權正達), 한나라당 김수한(金守漢), 양정규(梁正圭) 변정일(邊精一) 의원,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김상현(金相賢)의원 등이 방을 비워주게 됐다.

초선의원들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던 1층의 경우에도 34명 가운데 41%인 14명만 재선에 성공, 역시 평균 50%에 이르는 층별 생환율에 크게 못미쳤다.

초선 가운데는 민주당 김상우(金翔宇) 최희준(崔喜準) 홍문종(洪文宗) 배종무(裵鍾茂) 김종배(金宗培) ,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 오양순(吳陽順) 안상수(安相洙)이원복(李源馥), 자민련 김허남(金許男) 정한용(鄭漢溶), 민국당 윤원중(尹源重) 의원이 '입주기간'을 연장하지 못한채 떠나게 됐다.

이처럼 층마다 빈 방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선호도가 떨어지는 방에 있던 의원들과 새롭게 입주하게 될 당선자들 사이에서 좋은 방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방은 ▲햇볕이 잘드는 방 ▲국회 앞뜰이 내려다 보이는 방 ▲엘리베이터에서 멀리 떨어진 방 ▲2층과 7층에 있는 방 ▲조용한 방 등이라고 국회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의 상당수는 재당선의 기쁨을 안겨준 지금의 방을 '명당'으로 여기기 때문에 굳이 방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